병원에 불법으로 제대혈을 유통한 A 제대혈은행 업체.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난치병 치료를 위해 기증받은 제대혈을 불법으로 환자들에게 이식한 대학병원과 의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불법으로 이식한 혐의로 대학병원 13곳과 의사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와 함께 불법 이식한 제대혈 줄기세포를 제조한 혐의로 A 제대혈은행 전 대표 한모(59)씨와 이를 병원에 유통한 업체 관계자 8명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사 김모(51)씨 등은 A사로부터 제대혈 줄기세포를 구매한 뒤 루게릭, 척추 손상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항노화 효과를 원하는 이들에게 2천만원을 받고 이식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탯줄에 흐르는 혈액인 제대혈은 탯줄이나 태반에 들어 있으며 백혈병과 재생불량성 빈혈 등 난치병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 2011년 제정된 제대혈관리 및 연구에 관한 볍률에 따르면 제대혈은 인제대 부속 부산백병원 등 지정 의료기관 46곳을 제외하고는 제대혈을 사고 파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경찰에 적발된 제대혈은행 전 대표 한씨는 산모들로부터 기증받은 제대혈을 유통업체와 병·의원에 1unit(240∼300cc)당 당 100~200만원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환자들은 1회당 3 unit을 이식받고 2천~3천만원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 외에도 일부 상류층이 항노화를 위해 수억원을 들여 제대혈을 이식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제대혈을 유통한 업체 명단을 보건복지부에 통보하는 한편 제대혈 불법 이식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