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하면서 국민의당과 여당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특히 국민의당 지도부는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김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야권이 4·13 총선의 승리를 거두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야권이 다시 한번 통합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민은 지난 3년간 박근혜 정부가 행해온 정치·경제·사회·외교 모든 분야의 실정을 심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야권 승리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야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길 요청드린다"고 거듭 제안했다.
그러면서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 대다수가 더민주 당시 지도부의 문제를 걸고 탈당계를 낸 분들이기 때문에 그 명분은 다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전격 제의에 대해 일단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싸늘하게 반응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한 당 일각의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고 본 것이다. 안 대표는 창당 이후부터 계속해서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좌측부터)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안철수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길 바란다. 이 정도 하겠다"고 응수했다.
지속적인 당지지율 하락과 지도부 갈등설에 시달리고 있던 터에 나온 김 대표의 제안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은 "진의를 더 파악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해 안 대표와 온도차를 보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더민주를 탈당한 현역 의원들은 김 대표의 제안에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병호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런 변화 없이 야권 통합을 한다는 것은 총·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는 과거의 당으로의 회귀인 만큼, 할 수 없다"면서도 "더민주가 패권적 친노나 낡은 운동권 세력을 청산하고 대변화를 한 후에는 얘기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수도권 등 호남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야권 연대 없이 승산이 희박하다는 것은 국민의당도 마찬가지 입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소한의 타협점은 남겨놓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종인발 야권통합 제안에 새누리당은 비판하고 나섰다. 야권통합이나 연대로 수도권 등 격전지에서 1대1구도가 만들어질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구태의 답습이다. 정치 구태가 다시 또 살아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합종연횡에 선거통합, 선거연대 등 이런 이야기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국민이 다 판단할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