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52‧재선) 의원의 컷오프(공천배제)로 무주공산이 된 서울 마포을에 여야 간 '깃발 꽂기' 전쟁이 한창이다.
더민주에선 "정 의원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자처한 손혜원(62) 홍보위원장을 내보내 수성에 나섰다. 도전자의 입장인 새누리당 김성동(63) 전 의원도 "4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며 벼르고 있어 정면대결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지난 23일 지하철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출구에서 정청래 의원과 함께 유권자들에게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박정민 기자)
◇ '아티스트' 손혜원…"마포 전체에 '홍대 문화' 이식"정 의원은 아직은 자신의 지역구민인 시민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저 대신 나온 손혜원입니다, 잘 부탁드린다"며 선거 운동을 거들었다.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을 놓고 지역주민들은 "마치 막 이사 온 신혼부부 같다"고 수근거렸다.
손 위원장의 마포을 출마는 정 의원과의 교감 속에 결정됐다. 손 위원장은 "정 의원의 컷오프에 마음 아팠다"며, 또 정 의원은 "손 위원장이 전문성과 경쟁력이 있다"고 서로를 추켜세우고 있다.
손 위원장은 홍보전문가인 경력을 살려 마포을의 '비젼'을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찾았다. 그는 "홍대 재학과 교수 재직까지 합쳐 20년 넘은 지역 토박이"라며 "마포를 홍대처럼 활기있고 새롭게 디자인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새누리당 김성동 전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에서 한 유권자와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김민성 기자)
◇ '민생 우선’ 일꾼론(論) 꺼내든 김성동김 전 의원은 같은날 망원동 월드컵시장에서 선거운동을 벌였다. 지역주민이 "아유, 공천 축하해요"라고 말을 건네자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자제인 김 전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민생을 챙기는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여당 후보답게 지역개발, 예산확보 등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마포 발전이 주민들 살림살이와 직접 연결되도록 하겠다"며 "일자리 지역할당제, 상권 개발 촉진 등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역설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지난 23일 지하철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출구에서 유권자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박정민 기자)
◇ 인지도 끌어 올리기 총력전지역구민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상암동의 김모(59)씨는 "정청래 의원은 막말 파문을 일으킨 사람"이라며 여당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김 전 의원에 대해 "착하고 예의바르다"고 평가했다.
반면 망원시장의 상인 양모(52)씨는 "지난 4년간 정 의원이 지역구에 헌신했다. 그가 지지하는 손 위원장에게 표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임자인 정 의원에 대한 찬반 여론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란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김성동 전 의원(오른쪽)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모범운전자협회에서 한 택시기사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김민성 기자)
아직 무당층이 많은 점도 큰 변수다. 두 후보자 모두 정 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호불호'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여론이 다수 존재했다.
자영업자인 윤모(65)씨는 "두 사람에 대해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결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서강동의 고모(35)씨의 경우 "두 후보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두 후보는 "결국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남은 기간 자신을 더 알리고 유권자를 설득하는 후보가 마포을의 '정상'에 깃발을 꽂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