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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색채 강해진 금통위...금리인하 압력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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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 색채 강해진 금통위...금리인하 압력 커지나?

     

    다음 달부터 새로 임기를 시작할 4명의 금융통화위원 후보들이 28일 추천됐다.

    금통위원들은 7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인 한은총재와 부총재 외에 나머지 5명은 각 기관들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추천기관은 이번에 4명의 후보를 추천한 기획재정부장관, 한은총재, 금융위원장, 상공회의소 회장 외에 전국은행연합회장이 있다.

    금통위원 후보는 사전에 해당 추천기관에서 비공식적으로 복수 인사를 추천하고, 청와대에서 최종 후보를 정하면 해당 기관에서 최종 후보로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이들 네 후보는 금통위원으로 임명된다.

    추천된 네 후보는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되는 거시정책, 금융안정, 국제경제 등 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전문가라는 데 큰 이견은 없다.

    ◇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

    기재부가 추천한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시경제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그는 거시경제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한은 등 관련 기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한은에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또 작년 5월에는 3%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기재부와 한은, 금통위를 향해 서로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각자 소임을 잘하라고 비판해 파장이 일었다. 당시 이들 기관들은 경기부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통화정책 등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었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이 정부와 기관을 향해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당시 그 배경과 진의를 놓고 화제를 모았다.

    이런 이유로 금통위원으로 임명되면 금통위 내에서 사안에 따라 치열한 논리전과 함께 소신 행보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많다.

    KDI 거시.금융경제부장 시절 성장률 회복 방안과 관련한 정책 제안을 하는 등 성장 쪽에 관심이 많은 비둘기 성향으로 분류된다.

    금융위가 추천한 고승범 금융위 상임위원은 유일하게 정통관료 출신이다.

    재무부에서 공무원을 시작했으며 2004년 금융위로 옮겨와 기획행정실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정통 관료 출신인 만큼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되,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측면에서 전문성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고 위원은 2012년 금융정책국장 부임 직후 경기부양을 위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목적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했다.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온 만큼 통화정책에서도 조 수석이코노미스트와 함께 비둘기적 행보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금융전문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이다.

    정부 용역으로 지난 2007년 만들어진 자본시장통합법의 연구를 수행했고,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증권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의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당선 후에는 인수위의 경제1분과에 참여했다.

    자본시장연구원장으로 있으면서 세계적인 금리인하 추세에서 환율안정을 중시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성향은 비둘기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은 총재가 추천한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IMF(국제통화기금)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국제금융전문가다. 특히 IMF 중국사무소 대표를 지내는 등 중국경제에 대해 상당한 식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가장 큰 변수는 중국경제의 향배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 원장이 한은 총재의 추천을 받은 것도 이 두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고, 통화정책결정 과정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해 금리인하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경기부양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구조개혁의 필요서을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밝혀온 것과 비슷한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4명 중 가장 확실한 매파로 분류된다.

    ◇ 비둘기 색채 강해진 금통위

    정부와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견제와 균형의 관계가 존재한다.

    정부는 속성상 경기확장을 지향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거품경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에 물가와 금융안정의 책임을 부여하면서 법으로 독립성을 보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금통위원들의 성향은 정책 균형의 기울기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하다.

    새로 구성될 금통위는 비둘기(완화적) 색채가 강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4명의 후보 중 기재부와 금융위, 상공회의소가 추천한 세 명의 후보는 상대적으로 정부 입장을 더 대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동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정부와 같은 입장에서 금리인하 필요성을 제기해 왔고, 고승범 위원은 현역 고위공무원 출신이란 점, 신인석 원장은 박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이란 점에서 그럴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거 예에서도 4년 임기인 금통위원들은 임명한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는 대체로 정부입장에 우호적인 경향을 보였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 수년간 한은의 통화정책이 적시에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불만이 많았다. 즉 세계적 통화전쟁 속에서 우리 중앙은행의 대응이 너무 느렸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한은이 물가안정목표를 지키지 못할 경우 설명을 의무화하는 등 책임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 들어서도 세계경기의 장기 부진 속에 국내경기는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재정정책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 등의 통화정책적 대응에 대한 요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의지가 강력한 상황에서 하성근 위원의 소수의견으로 촉발된 금리인하 주장이 새 금통위에서 더욱 세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이미 1.5%의 사상 최저 금리로 떨어진데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금리인하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는 주장 또한 만만찮다.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치열한 논리전이 전개될 수도 있다.

    한은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각 기관의 추천을 받는 방식이지만 그렇다고 그 기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며 “추천된 금통위원 후보들 모두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인 만큼 객관적인 자료와 논리를 근거로 토론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지금까지 그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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