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30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연례 개발자회의인 '빌드 2016' 컨퍼런스를 열고 개발자들이 자연 언어를 이해하는 대화형 로봇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툴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모든 것에 지능(AI)을 불어넣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MS는 이날 음성비서 '코타나'와 인터넷 전화·메시징 서비스 '스카이프' 시연을 통해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인공지능 봇 서비스를 선보였다.
MS는 "컴퓨터가 자연스럽게 인간의 요구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MS의 '봇 프레임 워크'를 통해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연 언어를 사용해 채팅으로 고객에 응대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으며, MS오피스, 스카이프, IE, 엑스박스, 홀로렌즈, 윈도폰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IT 전문매체들은 MS가 채팅봇 '테이(Tay)'의 악몽과 달리 이번 인공지능 개발 도구는 인공지능 봇이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논평했다.
◇ MS 증강현실 '홀로렌즈' 공개MS는 또 개발자용 증강현실(AR) 기기인 '홀로렌즈 키트'를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2015 빌드'에서 데모를 첫 공개한지 1년 만에 제품을 내놨다. 가격은 3000달러(약 343만원)다.
홀로렌즈(HoloLens)는 현실 세계 위에 3차원(3D) 이미지를 덮어씌우는 증강현실(AR) 헤드셋이다. VR기기와 달리 PC와 연결할 필요가 없는 독립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
MS는 제품 발표에서 유니버설 윈도 플랫폼 앱과 윈도 스토어의 2D 앱을 작동시킬 수 있고. 먼 곳에 있는 사람과도 동일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3D 채팅기술 '홀로포테이션' 시연 동영을 공개했다. '홀로포테이션'은 홀로렌즈와 트랜스포테이션(교통)을 합친 단어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3D스캔 등을 활용한 기술이다.
MS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홀로렌즈 에디션' 출시도 계획하고 있지만 출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 시각장애인용 스마트 글래스 'Seeing AI'이번 발표 중 인상적인 것은 MS의 시각장애인 엔지니어가 개발한 시작장애인용 네비게이터 'Seeing AI'다.
'Seeing AI'는 자신의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폰과 피봇헤드 스마트 글래스로 구성된 시스템이다.
이 스마트 글래스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외부환경에 노출된 시각장애인이 스마트 글래스를 터치해 사진을 촬영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오디오로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여러 사람들과의 다면 대화에서도 대화상대의 얼굴표정과 감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특히 대화 상대를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인공지능이 상대의 나이대와 얼굴특성, 성별, 감정상태까지 구분해준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레스토랑의 메뉴판이나 서류의 내용을 사진으로 찍으면 음성으로 이를 설명해준다.
프로그램 개발자 사킵 쉐이크는 "몇년 전 공상과학 소설에나 있을 법한 일이 언젠가 실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인공지능은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Seeing AI'에 대해 현재 개발중인 연구 프로젝트라며 활용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개발 3대 원칙'을 발표했다.
나델라 CEO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과 경험을 더 풍부하게 해야 하며,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예의 바르고 포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컴퓨터와 사람 사이에는 인공지능이 상호작용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MS는 컴퓨터가 자연스럽게 인간의 요구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