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를 내년 입시에서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정원의 80% 이상을 수시 모집으로 뽑는다. 수능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학교생활기록부와 심층면접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주요 대학들이 1일까지 발표한 '2018학년도 입시안'을 종합해보면, 수시모집의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다. 서울대는 전체 정원의 78.4%, 고려대는 85%, 연세대도 70.3%를 수시 모집으로 선발한다.
2007학년도만 해도 50%를 약간 웃돌던 수시 비중이 이제는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을 차지할 정도가 된 것.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수시 비중도 각각 80%, 이화여대는 83.3%나 되고, 한양대는 72.3%, 숙명여대는 60% 수준이다.
특히 수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 정원인 2400여명 모두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하기로 했다. 연세대 역시 680여명이던 해당 모집 인원을 내년엔 1천명 넘게 뽑기로 했다.
수시 비중이 확대되면서 내신은 물론, 논술과 면접의 중요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처럼 논술을 폐지하고 심층면접 비중을 높이는 곳도 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논술을 말로써 시험 치는 게 심층면접"이라며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논술 준비가 되듯, 심층면접 준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대학들이 수시 비중을 늘리는 것은 정시모집의 주요 기준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2018학년도부터는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어 더욱 변별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대처럼 수능영어 등급간 격차를 0.5점만 둬 큰 변수로 삼지 않겠다는 학교가 있는 반면, 이화여대의 경우엔 격차를 10점이나 뒀기 때문에 한 문제로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당국의 이른바 '물수능' 기조가 결국 변별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대학별 본고사에 준하는 입시 방식이 부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