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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춘원 이광수가 바이칼에 간 까닭은?

    소설 '유정'의 무대 바이칼호 여행 설명회 열린다

    바이칼호아래 앙가라강의 낚시꾼 (사진=서울문화사 제공)

     

    소설 '유정'은 1933년 10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76회에 걸쳐 일간지에 연재됐다. '유정'은 춘원 이광수(1892~1950)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작품이다. 그는 언젠가 자신의 전 작품 중 후세에 끼칠만한 것이 있다면 또 외국어로 번역될 만한 것이 있다면 '유정'이라고 말했다. 이광수가 그만큼 자부심을 크게 가졌던 작품이다.

    그런데 이광수가 치타까지 가게 된 전말을 살펴보면 톨스토이와 묘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톨스토이는 이광수가 러시아에 가기 4년전인 1910년에 세상을 떠났고, 이광수는 이전에 톨스토이를 본 적도 없다. 이광수가 러시아에 간 목적 또한 톨스토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이광수가 치타까지 가게 된 배경에는 톨스토이가 있었다. 그 전말은 이러하다.

    춘원 이광수 (사진=서울문화사 제공)

     

    이광수는 10세 때 부모를 모두 여의고 고아가 되었다. 이듬해인 11살 때부터 동학 대장 박찬명 대령의 집에 기숙하며 심부름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동학과의 인연으로 그는 13세 때인 1905년 동학과 손을 잡은 일진회의 유학생으로 뽑혀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일본 유학 시절 이광수는 톨스토이에 심취하여 철저한 톨스토이주의자가 된다. 이 시절 이광수에게 톨스토이는 살아있는 성인이요 위인이었다. 그는 톨스토이처럼 되고 싶었다. 그가 문학을 하게 된 것도 톨스토이의 영향이었다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 (사진=서울문화사 제공)

     

    이광수는 1910년 메이지 학원 보통부 중학 5학년을 졸업한 직후 독립운동가 남강 이승훈(1864~1930)의 초청으로 18세의 새파란 젊은 나이에 평북 정주의 오산학교 교사로 부임했다.

    철저한 톨스토이주의자가 되어 돌아 온 이광수는 틈틈이 학생들에게 톨스토이에 대해 가르쳤다. 톨스토이는 이광수가 부임한 해 11월에 숨졌는데 그 소식을 들은 이광수는 학생들을 모아 톨스토이 추도회를 열기도 했다.

    -춘원, 톨스토이 가르치다 오산학교 떠나 바이칼까지

    오산학교는 이승훈 선생이 운영할 때는 별문제가 없었으나 선생이 일제가 독립운동가들을 대대적으로 잡아들인 1911년의 신민회 사건으로 장기간(6년) 투옥되면서 재정난을 겪게 되었다.

    학교 운영이 결국 기독교재단의 오산교회 쪽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학생들에게 톨스토이를 가르치는 교사 이광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시작됐다.

    톨스토이가 기독교의 정통교리를 부정한다는 이유로 1901년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파문당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기독교의 근본인 예수의 신성 즉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론을 부정했다. 처녀 잉태, 부활 등도 인정하지 않았다. 톨스토이는 '진리란 예수의 말 가운데서만 찾아낼 수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톨스토이 신봉자였던 이광수 역시 그점에서는 톨스토이와 같았다. 그러한 이광수를 기독교회가 가만둘 리 없었다. 1913년 여름에는 일부 학생들이 이광수는 톨스토이 주의를 선전하는 이단자라며 춘원 배척운동을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광수는 결국 설립자 이승훈이 수감된 후 오산학교의 경영을 책임 졌던 오산교회 로버트 목사 등의 배척을 받았고, 1913년 10월, 3년 6개월간 정들었던 오산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이후 방랑길에 오른 이광수는 만주에서 우연히 위당 정인보를 만나 일본 유학시절의 친우인 홍명희, 문일평 등이 상해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배를 타고 상해로 간다. 상해에서 그는 대한제국 무관 출신의 지도급 독립운동가였던 예관 신규식(별호 신정, 1879~1922)의 추천을 받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는 '신한민보'의 주필로 가기위해 상해를 떠나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바이칼호 인근의 시베리아 도시 치타까지 가게 되었다.

    바이칼호 아래 앙가라강의 낚시꾼 (사진=서울문화사 제공)

     

    그러므로 이광수의 방랑과 러시아 도착, 바이칼 여행은 톨스토이의 영향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주) 서울문화사는 자사 우먼센스 주최로 바이칼의 자연환경과 시베리아 이야기, 춘원 이광수의 소설 '유정'의 집필 배경 등을 중심으로 28일(목)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302, 시사저널건물 지하 1층 서울문화사 별관 강당에서오는 6월 10일부터 7박9일기간으로 실시하는 바이칼호 여행 설명회를 갖는다.

    여행 설명회에 참가하면 선착순 60명에 한하여 바이칼 여행과 관련한 여러가지 정보와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있는 우먼센스 4, 5월호와 기타 서울문화사에서 발행되는 잡지 등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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