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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부터 연애 상담까지…"SNS야, 내 고민을 들어줘"

IT/과학

    학업부터 연애 상담까지…"SNS야, 내 고민을 들어줘"

    • 2016-05-08 13:55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대학을 나와도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캠퍼스의 낭만은 옛말이 됐다.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 시절부터 더 나은 스펙을 쌓으려고 토익이나 각종 자격증 시험에 매달린다.

    혹은 공무원 시험에 눈을 돌린다.

    이른바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로 불리는 요즘 대학생들은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자신의 고민을 제대로 터놓고 말할 곳이 없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학가의 '고민 상담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학가에는 SNS를 이용해 해당 학교 재학생의 제보를 익명으로 올려주는 일명 '대나무숲'이라 불리는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다.

    SNS 공간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은 이곳에서 그동안 주변에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털어놓고,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지난해 12월 개설된 충북대 익명 페이스북 '대나무숲' 커뮤니티는 6개월 만에 회원 수가 4천명을 넘어섰다.

    현재 게시글만 1천400여개에 이른다.

    연애부터 학업, 취업 등 고민의 주제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팍팍한 경제 사정을 반영하듯 학자금 걱정을 하소연하는 게시글이 부쩍 늘었다.

    한 학생이 대학의 일방적인 성적 평가 방식 변경을 꼬집는 글을 올리자 뜨거운 토론의 장이 되기도 했다.

    충북대보다 앞서 지난해 1월 개설된 한국교통대 '대나무숲' 커뮤니티는 6천여명의 재학생 및 졸업생이 활동하고 있다.

    신입생부터 복학생까지 이용 층도 다양하다. 그 덕분에 서로 위안을 주고받으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도 된다.

    청주대 역시 2천900여명의 회원이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청주대 대신 말해 드립니다'라는 SNS 커뮤니티가 있다.

    대부분 고민의 해답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주변의 공감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기 꺼리는 젊은 세대들이 익명성이 담보되는 SNS로 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재학생들이 모두 취업 경쟁자라는 점에서 요즘 대학생들은 주변에 자신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드러내놓거나 토로하지 못하고 차라리 모르는 사람에게 상담받는 걸 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대학생들의 고민을 보듬어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이 마련되지 못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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