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래픽 노블 '설국열차 종착역'은 '설국열차' 1, 2, 3권 합본(20004년 국내 번역· 출간)에 이어 '설국열차' 4권이자 완결편이다.
기후 대란으로 갑작스럽게 빙하기에 들어간 지구. 생명은 뿌리 뽑혔고, 가장 먼저 죽은 이가 가장 운 좋은 사람이 된 상황. 살아남은 인류는 끝없이 달리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결코 멈추지 않는 열차, 설국열차에.
1984년 프랑스에서 첫 출간 이후 '설국열차'는 현대 사회의 암울한 미래상을 다루는 디스토피아 SF이다.
계급 구조를 상징하는 칸막이가 달린 1권 '탈주자'의 ‘진짜’ 열차에서 가상현실에 중독된 승객들이 탄 2, 3권의 SF적 열차까지, 냉전과 세기말을 반영하며 배경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설국열차'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한 치의 희망도 허용하지 않는 절망이었다. 인류를 구원하러 노력하는 주인공 앞에 그들의 희생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매순간 처절하게 드러난다. 이 만화는 갈등과 대립, 탐욕이 불러오는 파국 앞에서 쉽게 희망을 제시하지 않았다. 냉혹하고 탐욕스러운 계급 사회의 생리, 거짓을 설파하는 종교와 이것이 결탁했을 때의 혼란, 진실을 은폐하고 긴장을 고조시켜 이득을 얻으려는 지배 집단 등 현실 세계의 모습을 '설국열차'는 세밀하게 그려 냈다.
3권 출간 이후 15년이 흐른 지금, 장마르크 로셰트는 올리비에 보케와 함께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퓌그와 발 부부를 앞세워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절망 뒤의 이야기를 구성했다. 그들은 이번에는 열차 안이 아니라 열차가 멈춰선 지하 도시, 낙원을 꿈꾸는 인류의 무리를 새로운 디스토피아의 무대로 삼았다.
난민 위기에서 핵 문제, 우생학과 트랜스휴머니즘(과학으로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개선하려는 문화적 운동)의 일탈까지 현재의 지구를 반영하며 빈틈없이 배치된 소재 속에서 그들은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설국열차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을 하게 된다. 그들의 선택은 과연 옳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