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홍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홍 변호사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서 이날 심문은 서류 심사로만 진행됐다.
검찰이 홍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지난해 정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에 연루된 검사·수사관·판사 등을 대상으로 한 구명 로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30일 홍 변호사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입점을 위해 서울메트로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 등으로부터 2억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로부터 수사 관계자에 대한 청탁 대가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받고 있다.
아울러 그는 지난 2011년 9월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 수임료를 축소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을 누락 신고해 10억원이 넘는 세금을 탈루한 혐의(조세포탈)도 받고 있다.
홍 변호사는 5억원 상당의 금품 수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상적인 변론 활동이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몰래변론' 의혹을 받고 있는 전관 로비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최근 검찰은 정 대표 사건에 참여했던 검사와 수사관들 10여명 가운데 일부가 홍 변호사와 또 다른 전관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정 대표의 항소심 보석에서 '적의 처리' 의견을 냈던 담당 부장검사 2명을 불러 홍 변호사가 사건을 청탁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이들 검사와 수사관들의 금융계좌내역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당시 수사 지휘라인에 있었던 검찰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2011년 말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입점과 관련해 홍 변호사와 접촉한 서울메트로 고위 관계자를 조만간 소환해 실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법원은 네이처리퍼블릭과 계열사 자금 142억원을 횡령·배임하고, 지인의 사기죄 공판에서 허위증언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대표에 대해서도 홍 변호사와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12월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후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구속수감 중인 정 대표는 오는 5일 만기출소하기도 전에 또 다시 철창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