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유승민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최대 뇌관은 여권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는 유승민 의원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다.
혁신비대위의 임기는 차기 전당대회의 예상 시점인 8월 초순까지다. 차기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할지, 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꿀지 등도 핵심 의제다.
◇ '계파 안배' 초점 맞춘 '비대위+당직' 인선(人選)2일 출범한 비대위와 3일 비대위 추인을 통해 구성되는 주요 당직의 인선은 계파 안배에 초점이 맞춰졌다.
비대위의 경우 당내 인사는 비박계가 우세하고, 외부 인사에는 친박계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권성동 사무총장 내정자(이상 당연직), 김영우, 이학재 의원 등 당내 인사 5명 중 친박계는 김 정책위의장과 이 의원 등 2명이다. 정 원내대표는 계파 간 '중앙선'을 자처하고 있고, 권 사무총장과 김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깝다.
외부인사 6명 중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친박계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학계와 금융계 출신의 일부 비대위원들이 친박계 핵심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깜짝' 단행된 당직 인사에서도 계파를 고려한 점이 눈에 띈다. 권 사무총장 내정자는 비박계, 제1사무부총장인 김태흠 의원은 친박계다.
◇ 유승민 '복당' 여부, 결국 박 대통령과의 싸움계파 안배에 공을 들인 만큼 계파 간 힘의 균형이 예상되기 때문에 쟁점이 잘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가 가장 첨예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이 된 김영우 의원은 2일 전국위원회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복당 문제를) 보류하고서 계파 혁신 문제를 시작하기 어렵다"며 "항간에 떠도는 5명에 대해서만 선별 복당시킨다면 혁신에 대해 국민들이 믿어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무소속 의원 9명 중 유 의원 등 친박계가 반발하고 있는 경우까지 일괄 복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국민의 심판을 받지 않았느냐"며 "왜 그런 혹독한 심판이 있었는지 되새긴다면 복당 문제를 무조건 보류할 건 아니라고 본다"고도 했다. 지난 4‧13 총선 패배의 원인이 잘못된 공천에 있었으며, 문제의 원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유 의원 등 낙천 피해자를 구제하는 것이 계파 화합의 길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공천에서 '표적 낙천'을 주도한 친박계와 유 의원의 복귀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박 대통령 등과 부딪히는 입장이다.
◇ '반기문 관리' 노리는 친박 VS '잠룡 경쟁' 유도하는 비박비대위 활동의 주된 목적이 전당대회 관리에 있기 때문에 차기 전대와 맞물려 있는 당 지도체제 개편 문제에서도 계파 간 힘 겨루기가 예상된다.
일단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과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가 사실상 합의했다.
이 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대 출마를 검토 중인 최 의원으로선 강화된 당권을 접수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비박계도 당권 접수가 가능하기만 하면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압박을 피할 수 있는 카드여서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기 위해 도입된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자의 대선 1년 6개월 전 사퇴' 조항이 폐지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친박계는 당 대표가 대선 경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되면 대표 재임 기간 중 자신에게 유리하게 룰을 바꿀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밀고 있는 친박계로선 현재 규정을 크게 손질하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반면 아직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비박계는 '1년 6개월' 조항을 단축하는 등의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처럼 대선 출마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면 누가 전대에 나오려 하겠느냐"며 "당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당헌‧당규의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