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전국위원회에서 혁신비대위원장에 추인되며 박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차기 지도부 선출 전까지 당을 이끌 임시 지도부인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2일.
사실상 '만장일치' 박수로 추인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인사말 직후 방청석에서 난데없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전국위원회에 참석한 한 위원이 탈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거론한 것.
그는 "컷오프돼서 무소속으로 당당하게 당선된 새누리당 출신 인물들을, 전국위가 권한은 없지만 이들이 복당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를 지지한다면) 박수 쳐 달라"고 외쳤다.
그러나 동조자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침묵을 지켰고, 전국위는 1명의 '돌출' 행위를 뒤로 하고 비교적 차분히 마무리됐다.
분당 직전까지 몰고 갔던 계파 갈등의 골을 '김희옥 비대위'라는 카드로 겨우 봉합된 상태에서 상처를 더 들쑤시지 말자는 위기의식이 바닥에 깔려있었다.
이날 전국위원회 의장으로 추인된 정갑윤 의원은 "분당 문제는 혁신비대위에서 할 일"이라며 "말씀을 깊이 새기겠다"며 문제의 발언자를 다독였다.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된 김희옥 위원장도 "스스로 계파가 있다 없다를 논하기 전에 국민들 눈에 그렇게 보인다면 이를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당명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해 통합과 혁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국위가 끝난 지 10여분도 채 흐르지 않아 복당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비박계로서는 유일하게 비대위원에 인선된 김영우 의원은 "복당 문제를 보류하고 혁신을 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전국위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복당 문제는 국민 눈높이와 정서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복당을 보류하고서는 계파 문제나 혁신 문제를 시작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선별복당에 대해서는 "복당 문제를 빼고 혁신한다는 건 자격증 없는 의사가 환자를 수술하는 것과 같다"며 "지난 총선의 공천 파동이 사실상 유승민 공천파동이었던 만큼 이 문제를 순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복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김희옥 비대위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앞에 여소야대라는 황량한 풍경이 펼쳐져 있지만 다시 대오를 정비하고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며 "오늘 전국위가 참패의 충격을 씻어내고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소야대라는 외부 환경 못지 않게 새누리당 내부에도 '복당'이란 뇌관이 언제든 계파갈등의 불을 당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