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단장님' 미네소타는 19일(한국 시각) 테리 라이언 단장을 전격 경질하고 롭 안토니 부단장을 승격시켰다. 그러면서 박병호의 거취 문제도 관심사로 떠올랐다.(사진=노컷뉴스DB)
'KBO산 거포' 박병호(30 · 미네소타)의 영입을 주도했던 구단 수뇌부가 전격 경질됐다. 테리 라이언 단장 겸 수석 부사장이다.
미네소타는 19일(한국 시각) "라이언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롭 안토니 부단장 겸 부사장이 직무를 대행한다"고 발표했다. 짐 폴래드 구단주 겸 CEO는 "1972년 선수로 미네소타에 합류한 라이언 단장은 팀에 헌신하고 충성을 바친 존경받는 일원이었다"면서 "18시즌 동안 재능있는 리더였고 공헌이 컸기에 이번 결정은 어렵고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33승58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1위와는 무려 21경기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라이언 단장은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미네소타로 가져오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30년 넘게 미네소타 일원이었다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떠난다"면서 "그동안 기회를 준 폴래드 구단주를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 팬들에게 고맙다"고 고별사를 전했다.
1972년 선수로 입단한 라이언 단장은 팔 부상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4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로 뛰었다. 1986년 스카우팅 디렉터로 임명돼 선수 부문 부단장을 거쳐 1994년 단장으로 승격돼 2007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2008년부터는 단장 특별 보좌를 맡았고, 2011년 11월 다시 단장 겸 수석 부사장에 올랐다.
라이언 단장의 경질은 박병호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뒤 박병호의 영입을 주도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가 부진할 때도 든든하게 감싸줬던 버팀목이었다. 박병호가 21경기 타율 1할4푼7리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지난달 중순에도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적극 옹호했다.
물론 이달 초 박병호가 트리플A로 내려갔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때도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는 팀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 중 1명"이라면서 "그러나 그의 부진을 모든 사람이 인정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박병호로서는 비빌 언덕이 사라진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단 구성과 기용에 대해 단장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감독은 단장이 짜놓은 플랜에 따라 경기 운영을 맡는 식이다. 라이언 단장이 경질된 상황은 박병호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신임 안토니 단장 대행은 어떤 식으로든 팀 개혁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기존 라이언 단장의 기조와는 다른 구단 운영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시즌 초반 적응이 어려웠던 박병호를 쓰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과연 팀 단장 교체의 격랑 속에 박병호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