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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 송두리째 무디스行?…금융권 "기밀 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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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정보 송두리째 무디스行?…금융권 "기밀 유출 우려"

    신평사 "불법 저지를 이유 없어, 유독 국내서만 오해"

    무디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 금융당국은 국내 신용평가사 업계 구조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수수료를 받고 등급을 판다는 등 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신용평가사들이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지난 30년 동안 과점 체제 속에서 안주하던 신용평가사들도 전열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한국신용평가사의 지분 100%를 매입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신평사 업계에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8일 국내 신용평가시장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실시하고, 새로운 신용평가사의 신규 인가를 비롯해 단수평가제 도입, 공시제도 개선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3분기 중에는 기존 시장을 보완할 방안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무디스는 최근 나이스(NICE)그룹과 나이스홀딩스 100% 자회사인 나이스인프라가 보유한 한국신용평가 지분 50%-1주와 KIS채권평가 지분 24.2%를 패키지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국내 신용평가사를 100% 보유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금융당국의 시장 구도 재편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지자 기존 신용평가업체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 경영권 행사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50%+1주)만 확보해 놓고 한국 사업을 진행해온 무디스의 국내 본격 진입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돈이 되는 시장에 대한 시장지배력 강화 ▲이에 따른 배당확대에 따른 수익 확대다.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무디스가 국내 신용평가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다음으로 손꼽히는 한국 시장 점유율을 지키면서 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고도의 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권에서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높은 배당성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이렇게 3개사가 독점하면서 국내 대기업 신용평가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신평의 배당성향은 90% 수준으로, 다른 국내 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나 나이스신용평가의 배당성향(65~70%)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2014년에는 79억 원의 순이익을 올린 뒤 71억 원을, 2015년에는 순이익 73억 원 중 66억 원을 각각 배당했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 시장의 외국계의 본격 진출을 바라보는 금융권 시각은 곱지 않다. 신용평가라는 것은 우리나라 금융권의 근간이 되는 사업인데, 외국계 회사가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핵심기술이 기업에 대해 정확한 신용평가를 하는 업무인데 우리나라는 자체 기술력이라기보다는 외국계의 시스템을 들여와서 한다는 것에는 반드시 책임소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동양사태에 이어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통해서도 이는 입증이 됐음에도 금융위가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토로했다.

    국내 기업들이 내는 평가 수수료가 외국 신평사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근간이 되는 금융업이나 인허가 사업에 대해서 외국계가 들어오는 것은 론스타도 그렇지만 민감한 사안"이라며 "이것이 잘못하면 먹튀로 이어질 수 있고, 국내 주요한 기업의 정보가 외국계에 흘러가는 것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평사 업계는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왜곡된 시선이라는 입장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에도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3개사가 과점을 형성하며 기업평가를 하고 있는데 유독 국내에서는 오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50%+1주에서 100%로 지분율을 늘리더라도 무디스는 대주주로서의 지배력 역량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이라며 "경영권을 가지지 못한 지분매각이면 유가증권 거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 내부 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자본시장법에 명시가 돼 있다"며 "무디스는 한신평의 주주일 뿐이고, 거래관계에 있어서 가지게 되는 비공개 정보 기밀정보를 법을 어겨가면서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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