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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총파업 가결…성과연봉제 놓고 9월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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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노조 총파업 가결…성과연봉제 놓고 9월 전면전 예고

    사측 "경쟁력 제고" vs 노조 "쉬운 해고" 첨예한 대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시중은행들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금융권 노사 간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시중은행 사측을 대표하는 전국은행연합회는 이르면 이번주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마련해 강행한다는 방침인데, 이에 금융노조는 9월 총파업 결의로 맞서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9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5.7%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됐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지부, NH농협지부, 산업은행지부 등 산하 35개 지부 전국 1만여 개 분회 조합원 9만 516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8만 2633명(투표율 87.0%)이 투표에 참여했다. 참여조합원 중 7만 9068명, 95.7%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오는 2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1층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투쟁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9월 중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금융노조 측은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왔다.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됨에 따라 노조는 파업에 들어갈 충분한 동력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노사 간의 전면전은 불가피해졌다.

    은행연합회 측은 외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성과연봉제 컨설팅 초안을 논의하기 위해 14개 시중은행장을 소집했다. 컨설팅 초안에 대한 은행들의 의견을 받고,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까지 보완 작업을 거친 뒤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들은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성과연봉제 도입 계획안을 짜게 된다.

    은행연합회가 내놓은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초기 성과연봉제 안착을 위해 초반에는 성과평가 최하등급과 최고등급 간 연봉 격차는 관리자급은 30%, 일반 직원은 20%로 하도록 했는데, 향후 단계적으로 최고 40%까지 확대해나간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이는 정부가 금융공기업에 제시했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연봉 격차 최대 30%)보다 강도가 센 것이다.

    기본급에서과 직무급에서도 요건은 강화됐다. 기본급에 대해 기존 정부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은 4급 이하는 노사 협의 사항이라고 돼 있지만, 은행연합회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책임자 이하는 0.5%p 이상 차등을 주도록 하라고 적혀있다.

    직무급에도 정부는 직급내 3개 이상의 직무급을 두도록 권고하는 수준이었는데, 은행연합회 측은 부점장 이상은 직무급을 반드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시중 은행들은 일반 직원 평가에서 영업점 단위 등의 집단 실적만 적용하고 개인 평가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에 대해 "저금리 기조로 은행의 수익이 계속해서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직된 임금체계를 고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시중은행장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풀이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이 금융공공기관에 이어 시중은행까지 확산되자, 금융노조 측의 반발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금융노조 측은 "사실상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한 몸인 은행연합회가 주도적으로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초안을 만들어 시중은행 사용자들과 이를 공유하고 논의한 것은 노동자들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강제퇴출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의 생사여탈권을 회사에 넘기라는 부당한 탄압에 맞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총력투쟁으로 맞서 나갈 것"이라며 "평가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이는 것은 쉬운 해고를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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