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새 외국인 타자 저스틴 맥스웰.(자료사진=롯데)
롯데 새 외국인 타자 저스틴 맥스웰(33)이 한국 데뷔 2경기 만에 거인군단의 중심에 우뚝 섰다. 후반기 쉽지 않은 5강 경쟁을 벌일 롯데에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맥스웰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1회와 8회, 추격을 알리는 귀중한 타점으로 연결된 장타를 잇따라 뿜어냈다.
롯데는 맥스웰의 활약 속에 9-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자칫 6위로 밀릴 수 있던 상황에서 단독 5위 복귀로 연결된 귀중한 승리였다. 롯데는 전날까지 공동 5위였던 KIA를 1경기 차로 밀어냈다.
맥스웰은 금지약물 적발로 방출된 짐 아두치의 대체 선수로 지난 15일 합류했다. 강한 어깨와 넓은 범위 등 수비는 합류 전부터 합격점을 받았지만 공격에서는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가 관건이었다.
일단 맥스웰은 전날 KBO 리그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렀다. 1회 나지완의 2루타성 타구를 걷어냈고,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안타와 볼넷을 얻어내 멀티출루를 작성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선구안이 괜찮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롯데 경기 중계만 2500경기 이상을 소화한 KNN 이성득 해설위원도 "변화구 공략도 괜찮은 편이라 적응만 잘하면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2번째 경기에서 완전히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맥스웰은 0-4로 뒤진 1회 KIA 선발 헥터 노에스로부터 1타점 우선상 2루타를 날렸다. 롯데는 이후 강민호의 2타점 2루타로 3-4까지 추격했다.
롯데 맥스웰이 20일 KIA와 홈 경기에서 8회 추격의 신호탄이 된 중월 3루타를 때리는 모습.(자료사진=롯데)
3-5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도 맥스웰이 힘을 냈다. 1사 1루에서 맥스웰은 KIA 필승조 김광수를 상대로 이번에는 중월 3루타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특히 194cm의 큰 키에도 폭발적인 주루로 3루까지 간 게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했다는 뜻이다. 맥스웰은 후속 황재균의 땅볼 때 나온 상대 악송구 실책으로 홈을 밟아 동점 득점까지 기록했다.
맥스웰이 물꼬를 트자 거인이 깨어났다. 주장 강민호의 역전 2타점 2루타와 김상호의 쐐기 2타점 2루타 등으로 8회만 대거 6점을 뽑아 단숨에 승기를 가져왔다. 맥스웰은 9회 KIA 이범호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중견수 호수비까지 펼쳐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맥스웰은 "지고 있어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롯데는 내가 오기 전부터 강한 팀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나 이기려고 열심히 뛰기 때문에 투수와 수비까지 롯데가 얼마나 강한 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끈질긴 근성을 강조했다.
맥스웰은 2007년 메이저리그 워싱턴에서 데뷔해 통산 44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 41홈런 133타점을 올렸다. 한국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밖에서 본 것과 실제 경험해본 KBO 리그는 어떨까. 맥스웰은 "영상으로 봤을 때는 막연히 재미있어 보인다는 생각이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경기를 해보니 정말 즐겁고 흥미롭다"고 고무적인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맥스웰은 "KBO 리그에 존경심도 느낀다"고 강조했다. 빅리그 경력의 자존심을 내세울 수 있지만 리그를 존중하는 마음이 앞선다는 것이다. 실제로 맥스웰은 장종훈 타격코치의 지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맥스웰은 "KBO 투수들에 대한 정보가 없어 장 코치의 조언을 듣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데뷔 2경기 만에 부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맥스웰. 여기에는 낮은 자세로 리그에 적응하려는 그의 적극성이 배경에 깔려 있다. 맥스웰은 인터뷰 뒤 "수고하셨습니다"는 한국어로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주먹을 맞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