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문우람. (사진=자료사진)
프로야구 승부조작 혐의로 군 검찰에 이첩된 문우람 선수가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고의 볼넷을 던지는 등 4경기에서 승부 조작을 시도한 혐의(체육진흥법 위반)로 이태양(23) 선수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네고 승부조작을 나선 브로커 조 모(36) 씨를 구속기소하고, 전주인 불법스포츠도박베팅방 운영자 최 모(36)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승부조작을 대가로 1000여만 원의 금품을 받고, 중간에서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군체육부대 소속 프로야구선수 문우람(24) 선수는 군 검찰에 이첩했다.
검찰은 이번 승부조작 사건이 브로커에게 문우람이 먼저 승부조작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브로커 조 씨는 2014년 11월 이태양, 문우람 등에게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중인 야구팬으로 접근해 술과 식사 등을 사주면서 친분을 쌓았다.
그런데, 조 씨는 승부조작을 제안했다가 업계에서 완전히 퇴출될 수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오히려 문우람이 승부조작을 조 씨에게 제의하면서 이후 계획이 급진전됐다.
이후 이들은 승부조작에 성공하면 돈을 받기로 공모하고, 문우람은 직접 브로커와 통화를 하고 승부조작을 확정짓고, 이태양에게 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우람은 "시계는 대가성 없이 선물로 받은 것이며, 이태양에 전달한 가방에 돈이 있는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승부조작이 더욱 교묘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드러난 승부조작 사건은 '1회 볼넷' 등 단순한 형태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1회 실점'이나 '4이닝 오버(양팀 득점 합계 6점 이상) 등 조작방법이 교묘하고 다양해졌다.
대가로 받은 금액도 수백만 원대에서 수천만 원대로 커졌다.
특히 이태양과 문우람은 돈 때문에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검 김경수 특수부장은 "받은 돈을 생활비나 유흥비로 쓴 것으로 볼 때 돈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이태양은 지난 달 28일 검찰에 자수했다. 이태양과의 면담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NC구단 측에서도 "자수하고 법적 처벌을 받자"고 이태양을 설득해 자수가 이뤄졌다.
검찰은 이태양이 자수하면서 브로커의 구속 등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NC구단에서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