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 신임 사장 최종 후보로 박창민(사진·63)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추천됐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7일 회의를 열고 박 씨를 사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박 씨는 경남 마산 출신으로 울산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영업본부 상무, 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1~2014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부터 지난 4월까지 주택건설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8일 이사회에 이어, 2주 후인 이달 하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사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박 씨는 우리나라 10대 건설사중 한 곳에서 수 십년간 근무하고, 사장 재직시 적자기업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키고 주가도 끌어올리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며 "충분한 자질이 있다는 점을 평가해서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추위가 정치권 낙하산 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박 씨를 사장 후보로 추천을 강행하면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사추위는 지난 5월 말 사장 후보로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전략기획본부장(전무)으로 압축해 최종 프레젠테이션(PT) 면접까지 진행했으나, 6월 23일 돌연 외부 출신을 포함해 사장 재공모를 진행했다.
지난달 8일 내외부 인사 32명이 응모했으며, 사추위는 지난달 12일 5명으로 후보를 좁힌 뒤 13일 다시 박 전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 총괄 부사장 등 2명으로 압축했다.
이어 지난달 20일 회의를 열고, 박 전 사장과 조 전 부사장 중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낙하산 논란이 커지자 후보 결정을 유보했다.
당시 산은측 사추위원들은 박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려 했지만, 대우건설측 사추위원들은 박 전 사장이 정치권 외압에 따른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대우건설 사추위원들은 전영삼 부행장과 오진교 사모펀드 실장 등 산업은행측 2명, 지홍기 전 영남대 대외협력부총장과 권순직 전 동아일보 편집부국장, 박간 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 등 대우건설측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 사외이사는 "산업은행 측이 낙하산 인사를 통해 특정인을 대우건설 사장에 앉히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사추위를 이틀 앞두고 돌연 중국으로 출장을 떠난 뒤 화상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후보 결정 유보와 관련해 당시 "숙려 기간을 두기 위한 것"이며 "외압 논란은 소설"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여당의 유력 인사가 박 전 사장을 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동안 노조는 박 전 사장은 해외건설사업 경험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사장 공모시 지원자격요건에 명시한 '해외수주능력'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낙하산 후보라고 주장해 왔다.
대우건설 노조측은 "우려했던 대로 박 전 사장이 최종 후보로 추대됐다"며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기 위해 1인 시위, 산업은행앞 집회, 출근저지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