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격 종목 최초의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의 취미는 익히 알려진 대로 낚시다. 진종오는 리우 올림픽을 끝낸 뒤 한동안 대회 준비로 즐기지 못한 낚시를 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남자사격 올림픽 3연패의 신화를 써낸 진종오는 애써 담담하려 했지만 만면에 머금은 미소를 지우지 못했습니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바하(Barra) 아폴롬 타운하우스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선에서 6위까지 뒤쳐졌다가 한발한발 따라잡은 손에 땀을 쥐는 당시 상황, 국가대표 이후 처음으로 6.6점을 쏘며 속으로 욕을 했다는 이야기, 부부젤라까지 꺼내 불며 선수를 방해한 일부 관중들에 대한 비판, 그리고 북한 사격선수 김성국·김정수와 농담을 주고받은 뒷얘기까지 차분하고 담담하게 기자들에게 털어놨습니다.
'금메달 석권뿐 아니라 올림픽을 3연패하며 사격역사를 새로 쓴게 실감이 가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역시 담담하게 답했습니다.
진종오는 "한국에 돌아가 공항 게이트문이 열리고 많은 국민들과 취재진이 우리 올림픽 대표팀을 반겨줄 때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그런 그가 기자회견장에서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신나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낚시 얘기를 할 때였습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평소 낚시광으로 알려진 진종오 선수에게 "리우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낚시를 간 게 언제고 뭘 잡았냐? 또 낚시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사격과의 상관관계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진종오는 눈을 반짝이며 "2012년 런던올림픽을 준비할 때는 한달에 두번씩은 낚시를 한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전혀 가지 못했다"며 "지난해 가을에 농어를 잡은 게 마지막"이라고 말했습니다.
진종오는 또 "한국에 돌아가면 꼭 낚시하러 가겠다"며 "실내 사격장에서 표적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많은 데 바다나 강으로 낚시를 가면 스트레스가 많이 풀린다"고 낚시 예찬론을 이어갔습니다.
이어 "특히 바다는 음이온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게 낚시를 가르쳐준 분들도 찾아뵙고 취미활동도 많이 하고 싶다"고 신나게 얘기했습니다.
진종오는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보다 취미인 낚시 이야기를 할 때 더 즐거워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진종오는 잘 알려진대로 낚시광입니다.
어려서부터 민물 대낚시를 접한 진종오는 지난 2004년 전북 임실에서 합숙을 하며 아테네올림픽을 준비할 당시 코치진을 따라 루어낚시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짜미끼로 물고기를 유혹하는 루어낚시는 대상어종이 민물 배스부터 바다 광어, 참돔, 부시리, 농어까지 다양해 낚시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 취미활동이 아니라 낚시에 대한 전문적 식견까지 갖춘 진종오는 국내 윤X조구에서 필드스텝으로도 활동중입니다.
공식 기자회견 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진종오 선수를 따로 만나 리우에 오기 전 마지막 낚시에서 농어를 잡을 때의 쾌감을 얘기해달라고 했습니다.
진종오 선수는 공식인터뷰 초기 담담했던 때와 달리 낚시얘기를 이어갈 때는 신이 났습니다.
진종오는 "작년 가을에 충남 녹도 근처에서 선상 농어낚시를 했는데 처음에는 캐스팅 못한다며 선장님께 많이 혼났다"며 "그런데 몸이 풀리고 선장님 말대로 연안에 루어를 바짝 붙이니 바로 입질이 왔다"고 신나게 얘기했습니다.
또 "거기서 바로 미터급 농어를 낚았는데 손맛이 최고였다"며 "결선경기 할 때보다 더 떨리고 흥분됐다"고 털어놨습니다.
리우 올림픽 유도 여자 48kg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정보경(오른쪽)은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낚시를 꼽았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쯤되면 또 한명의 리우올림픽 스타도 생각나지 않나요?
바로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에 처음으로 메달을 안겨준 여자유도 48kg급의 정보경 선수입니다.
정보경은 결승에서 아르헨티나 파울라 파레토에게 일격을 당해 은메달에 그쳤고 경기장 주변에서 통곡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온국민을 안타깝게 했는데요.
마음을 가다듬은 정보경 선수는 지난 7일 브라질 현지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냐는 질문에 "저 낚시 좋아해요"라며 낚시대를 잡아채는 모습을 온몸으로 표현해 취재진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정보경은 "(여자유도 70kg급) 김성연 선수랑 처음 같이 낚시를 갔는데 믿지 못하시겠지만 10마리 넘게 잡았어요.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인천쪽으로 바람쐬러 다녀요"라고도 말했는데요.
'왜 하필 취미가 낚시냐'는 질문에 "운동하는데 나쁜일은 할 수 없잖아요"라며 해맑게 웃은 정보경은 유도 '악바리'에서 '수줍은 소녀'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Live your passion'(열정적으로 살아라)이라는 리우올림픽 슬로건처럼 진종오나 정보경 선수 둘 다 운동뿐 아니라 취미생활에도 열정적으로 임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RELNEWS:right}
낚시예찬론을 펼친 두 선수는 이제 리우올림픽 스타에서 '낚시 오누이'로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