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 경기장에서 열린 역도 여자 53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윤진희가 남편 원정식 선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은퇴 후 3년의 공백을 딛고 복귀한 무대에서 깜짝 동메달을 딴 여자 역도의 윤진희 선수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MHz)에 출연해, 메달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윤진희는 지난 8일(한국 시각)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도 여자 53㎏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위에 머물렀으나 1위 선수의 실격으로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8년 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에 이은 동메달로, 윤진희는 여자 53kg급에서 두 개의 메달을 딴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두 딸을 둔 엄마이자, 남편 원정식 선수와 함께 '사상 첫 부부 동반 올림픽 출전'으로 주목을 받은 윤진희는 이날 인터뷰에서 "딸은 역도를 안 했으면..."이라는 말을 했다.
그는 "아무래도 딸이니까 여자다운 운동을 했으면 좋겠는데, 모르겠네요"라고 밝혔다.
이 말에는 그저 여자라서이기보다 딸이 자신과 같은 힘든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하는 부모의 심정이 담겨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깜짝 은퇴 후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던 윤진희.
"(20대 초반)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니 마음(열정)이 사그라들었어요. 게다가 결혼을 하면서 하나의 도피처가 된 것 같아요."
그랬던 그가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선수의 길을 택한 것은 순전히 남편 원정식 때문이다.
원정식은 2014년 아시안게임 도중 부상을 겪었다.
"일반 선수가 보통은 훈련을 해서 다칠 수 없는 부위가 다쳤었어요. 무릎에 있는 힘줄이었는데요. 이게 교통사고가 나서 정말 심하게 부딪히지 않는 한 절대로 끊어질 수 없는데 끊어지게 된 거예요."
매일 좌절에 빠진 남편을 격려하기 위해 윤진희는 다시 현역으로 복귀를 결정한다.
"처음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데 본인(원정식)이 마음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저희 둘이 얘기를 좀 진지하게 해 보다가 바닥부터 다시 한 번 시작해서 정상까지 한번 올라가보자 하는 얘기를 남편이 저한테 했어요."
그렇게 부부가 함께 정상을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렸고, 윤진희는 깜짝 동메달로 침체기에 빠진 한국 역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재활에 성공하며 올림픽에 출전한 남편 원정식은 아쉽게도 9위로 이번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 같다. '더 이상 미련이 없다'고 하면서도, 윤진희에게는 "다음 시합을 다시 같이 준비하자"고 말했다.
윤진희는 선수로서는 모르겠지만, 남편 곁에서 끝까지 함께 걸을 거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꿈이 많은 선수니까 그 꿈 모두 이루고 은퇴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옆에서 그걸 같이 지켜보고 나란히 옆에서 걸어갈 수 있는 그런 와이프가 되어줄 테니까 같이 힘내자고 하고 싶네요. '여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