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새 당대표가 선출된 지 일주일을 넘겼지만, 이정현 대표는 지난 16일까지도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윤영석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에, 서울 노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원외 인사인 홍범식 변호사를 비서실 부실장에 임명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이정현 대표는 당선 직후부터 "인사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인사와 관련해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인사 원칙은 분명하게 밝혔다.
계파나 파벌을 절대 의식하지 않겠다는 것과 원외 인사를 대거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계파와 파벌, 원내외를 따지지 않는 '탕평인사'다.
초점은 지명직 최고위원 1인과 당헌에 규정된 '당무집행기구'의 핵심인 사무총장, 전략기획본부장,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이 대표가 누구를 낙점하느냐이다.
먼저 이 대표가 1장뿐인 지명직 최고위원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심이다.
이전까지는 당대표가 2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할 수 있었지만, 전당대회 선출직 청년최고위원이 신설되면서 지명직 최고위원 카드가 1장으로 줄었다.
이 대표가 전북 출신인 정운천 의원 등 호남 인사를 최고위원에 지명해 이른바 새누리당의 '서진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내년 대선에서 호남 유권자의 20%를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호남 유권자들에게 여당의 호남 중시를 과시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미 새누리당이 호남 당대표 시대를 연 만큼 이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카드를 당 지도부의 친박 색채를 탈색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제 새누리당에 계파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최고위원회가 사실상 친박 일색인 상황에서 하나마나한 소리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확실한 비박계 인사를 앉힘으로써 최소한의 계파 안배를 할 필요성도 이 대표에게는 절실해 보인다.
이미 단행된 대표 비서실장과 부실장은 모두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당의 조직과 재정, 인사를 관장하는 사무총장 자리도 비상한 관심사다.
자리 자체가 갖는 무게에다 내년 대선을 앞뒀다는 시기적 민감성까지 맞물린 만큼 계파 색채가 엷은 중립성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전략기획본부장과 홍보기획본부장에는 원외 인사가 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전당대회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략기획과 홍보기획, 정세분석, 정책기획 등 분야에는 많은 원외 인사를 적극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대표는 "분명한 것은 당직 인선이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며 원외 인사 대거 중용 방침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17일 오후 이 대표 주재로 열리는 원외당협위원장 회의가 주목된다.
130여 명 원외당협위원장이 참석하는 이날 회의는 이정현 대표 등 새 지도부가 원외 목소리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듣는 자리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를 통해 원외 의견까지 취합하면 최고위원 지명과 주요 당직 인사 등을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