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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의 리우 메신저] 브라질인들도 열광한 동방의 작은나라 '꼬레아'

스포츠일반

    [박지환의 리우 메신저] 브라질인들도 열광한 동방의 작은나라 '꼬레아'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한 '우생순' 여자핸드볼팀 경기에서 브라질 관중들이 마치 자국팀을 응원하는 것처럼 열렬하게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 리우=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스포츠에 대한 브라질인들의 사랑과 열정은 국경을 초월한다.

    세계 최강 축구에서 파생된 응원방식은 자국 리그를 거쳐 이제는 다른 종목에까지 접목되며 '삼바의 도시' 리우에서 또 다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K팝 등 한류열풍 때문인지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에 임할 때면 브라질인들은 응원가까지 함께 따라 부르며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한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세계 2위 구본찬이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경기장에 있던 브라질 관중들은 열광했다.

    구본찬의 마지막 화살이 과녁을 꿰뚫으며 한국 양궁대표팀이 올림픽 역사상 전종목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자 브라질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꼬레아 따봉"을 외쳤다.

    10일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10-14로 뒤지던 박상영 선수가 5점을 내리 따내는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자 반전을 좋아하는 브라질 관중들은 꼬레아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아르헨티나와 B조 마지막 경기를 펼친 한국 여자핸드볼팀이 승리하자 경기가 열린 리우 퓨처 아레나는 꼬레아를 외치는 브라질 관중들의 함성으로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경기에는 이겼지만 '우생순' 신화를 이루지 못한 여자핸드볼팀 선수들이 시합장에 주저앉아 펑펑 울자, 일부 브라질인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괜찮다"고 격려했다.

    승자뿐 아니라 패자에게도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아끼지 않은 것.
    남자축구 한국과 온두라스의 8강전 경기가 펼쳐진 지난 14일. 리우 올림픽 파크 인근 휠라코리아 라운지에 모인 인근 주민들이 자국 응원가까지 섞어가며 한국팀을 격렬하게 응원하고 있다. (사진) 리우=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북중미 강호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선취점을 내주자 브라질인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온두라스에 오히려 야유를 보내며 동방에서 온 한국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메달을 노렸지만 네덜란드에 패한 여자배구팀, 그리고 심판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눈물을 흘린 레슬링의 김현우까지.

    브라질인들은 패자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위로했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왜 한국팀 경기에 열광하는지 물었다.

    여자핸드볼 경기가 펼쳐진 퓨처 아레나에서 만난 마리아니 헤이스(여)씨는 "한국 경기는 항상 파이팅이 넘친다"며 "그런 에너지 때문에 한국팀이 이기길 바라면서 응원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오른손에는 태극기가 들려져 있었다.

    마리아니는 "이번 올림픽에서 핸드볼뿐 아니라 다른 한국 경기도 챙겨 본다"며 "TV로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경기장에 나와 직접 응원하는 게 너무 신난다"고 힘줘 말했다.

    휠라코리아 라운지가 마련된 바하(Barra) 올림픽 파크 인근에서 만난 브라질 남성 마르셀로 뮤라드는 "브라질인들이 한국팀 경기를 열렬히 응원하는 만큼 한국팀들도 힘을 내 메달을 많이 땄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척 내밀었다.

    상파울로에는 우리 교민 수가 5만명이 넘지만 이곳 리우에는 40여세대, 150여명이 전부다.

    상황이 이러니 리우에 있는 브라질인들은 일본은 잘 알지만 동방의 작고 강한 나라 한국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구본찬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전종목 석권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자 브라질 현지인들은 "꼬레아 따봉"을 외쳤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120년 만에 남미에서 처음 열린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선전하자 브라질인들은 꼬레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꼬레아를 연호하는 브라질 사람들을 보는 리우 교민들도 격한 감동에 사로잡혔다.

    브라질에 이민 온 지 28년 된 박선숙(53·여)씨는 "이렇게 한국선수들이 와서 브라질 사람들이 좋아하니 한국인으로서 정말 기쁘다"며 "우리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더 선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라질 이민생활 40년이 넘는 조혜숙(52·여)씨 역시 "리우에는 한국사람들이 많지 않은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다"며 "또 이 나라 사람들에게도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어서 감회가 깊다"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브라질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먼 곳에 있는 나라 꼬레아.

    작지만 강한 동방의 나라 꼬레아에서 온 한국 선수들의 승리의 땀방울과 아쉬운 패배의 눈물에 브라질인들이 흠뻑 빠져들고 있다.
    브라질에 이민온 지 40년이 넘은 조혜숙(52)씨가 한국팀을 응원하는 브라질인들을 보고 감격해하고 있다. 조씨는 "대한민국 사람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사진) 리우=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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