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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재미 위해 져야 하나" 韓 태권도 국가대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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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재미 위해 져야 하나" 韓 태권도 국가대표의 딜레마

    • 2016-08-22 05:55
    '이 반대의 결과가 돼야 할까' 김소희가 17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티아나 보그다노비치와 대결에서 승리한 뒤 상대 선수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3회 연속 출전을 이룬 차동민(30 · 한국가스공사). 2008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을 따낸 뒤 런던에서 8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값진 동메달로 선수 생활을 의미있게 마무리했다.

    차동민은 21일(한국 시각) 남자 80kg 초과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리우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종만 대표팀 감독과 함께 대회를 마친 소회를 드러냈다.

    일단 차동민은 "런던에서 잃었던 금메달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아쉽게 금메달은 아니었다"면서도 "기대했던 우리 선수단의 '10-10' 달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동메달을 추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우올림픽은 차동민에게 어느 때보다 의미가 있었다. 은퇴를 미루면서 명예 회복과 함께 스승에 대한 보답을 이뤘기 때문이다.

    차동민은 "당초 런던 때 처음 은퇴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소속팀 박종만) 감독님께 팀의 일원으로서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다"고 은퇴 유예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감독님도 많이 힘들어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더 이를 악물었다"면서 "2008년 베이징 대회보다 이번 대회 동메달 결정전에 최고의 경기"라고 꼽았다.

    향후 제 2의 인생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차동민은 "다른 나라 선수들을 보면 의사도 있었다"면서 "나도 공부를 좀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31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선을 다해준 동민이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동민이는 나무랄 데 없는 선수였고 은퇴해도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자의 앞날에 힘을 실어줬다.

    '베이징 金보다 값지다'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3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80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차동민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대표팀 맏형인 차동민은 태권도에 대한 일부 비판과 관련해 선수들의 고충도 털어놨다. 전자호구제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소극적인 경기와 스쳐도 점수가 나는 문제점 속에 태권도가 재미없는 스포츠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차동민은 "대회 동안 선수들끼리 얘기를 하면서 내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큰 동작으로 (화려하게) 보여드리는 경기를 해야 하나, (실속있게)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하나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부분에서 많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기술은 팬들을 즐겁게 하지만 상대 역습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호구제에서 전자호구제로 바뀌면서 발가락이 헤드기어에 스쳐도 점수가 되는 상황에 모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선수들은 "경기에 임할 때는 최선을 다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이대훈은 공격적인 스타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차동민은 "이대훈도 그렇게 경기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원래 포인트 하나하나 따서 얼굴 공격을 많이 연결하는 선수"라면서 "그러나 이번에 색다른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태권도가 재미없다고 하는데 엄지 발가락이 헤드기어만 스쳐도 3점이 되는 등 제도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앞다리를 들고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몸통 공격에 대한 점수를 높이는 등 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자 67kg급 금메달리스트 오혜리(28 · 춘천시청)과 남자 68kg급 이대훈(24 · 한국가스공사)도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둘은 "김소희(여자 49kg급)가 소극적 경기로 논란을 빚었는데 원래는 공격적인 선수"라면서 "경기 결과를 내야 하는 데다 상대에 따라 스타일이 바뀐 것뿐"이라고 감싼 바 있다. 대표 선수들의 고민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태권도가 직면한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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