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이혼 소송과정에서 증거도 없이 남편이 외도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정도성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41.여)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남편과 이혼소송 중인 A 씨는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4차례에 걸쳐 남편이 외도를 했다고 거짓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재판과정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의견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고 지인들에게 하소연한 것뿐이어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나 통화목록 등을 제시하며 남편이 외도하거나 바람을 피웠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의견제시가 아닌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 정의한 외도(外道)의 의미까지 덧붙였다.
재판부는 '외도'는 '아내나 남편이 아닌 상대와 성관계를 가지는 일'이고 '바람피우다'의 의미는 '한 이성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가지는 일'인데 남편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더라도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거나 바람피운 사실을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허위라는 것을 인식하고서 이를 알린 것으로 판단되는 점, 별다른 증거도 없이 지인들에게 반복적으로 얘기한 것은 단순한 하소연 차원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발언으로 남편의 주변 인물들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된 것이 분명한 점을 종합하면 A 씨가 남편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