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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정세균 맨입' 공방…"정치 흥정" VS "중재 노력"

국회/정당

    與野 '정세균 맨입' 공방…"정치 흥정" VS "중재 노력"

    丁의장 두번째 '사퇴' 요구 어떻게 넘어설까

    정세균 국회의장 (사진=윤창원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발언한 "맨입으로 안 되는 것"이라는 말 한마디가 여야 간 논쟁의 중심에 놓였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중립 원칙을 깨고 야권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말했다며 "의장이 아닌 (야당) 의원"이라고 강력 비판한 반면, 야권은 "국회의장의 중재 노력"이라고 감쌌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야권만 참석 가운데 본회의장에서 처리되는 와중에 나왔다.

    새누리당이 26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정 의장은 의장석에 앉아 단상 아래 서 있는 더민주 김부겸 의원에게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나…세월호든 뭐든 다 갖고 나오라는데 그 게 안 돼. 어버이연합(청문회) 둘 중의 하나 내놓으라는데 안 내놔. 그냥 맨입으로 안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김 장관 해임안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을 위한 법 개정 혹은 어버이연합에 대한 전국경제인연합의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한 청문회 중 하나를 수용하라고 했지만, 여당이 두 사안 모두 거절했기 때문에 '맨입으로 철회가 안 된다'는 언급이다.

    새누리당은 "입법부 수장의 자격이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명색이 의장이 ‘맨입’ 운운하며 국민 앞에서 국회법을 조롱했다"며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과 어버이연합 청문회를 해임 건의안과 맞바꾸려는 흥정이 되지 않으니까 '날치기' 처리했다고 자기 입으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사안 중 하나를 받으라는 협상안은 당초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가 제안한 사안"이라며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얘기한 것으로 미뤄 정 의장은 더민주의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극한 대치를 막기 위한 중재자로서 한 말"이라며 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우상호 원내대표는 "저는 해임 건의안을 강행하려 했고, 정진석 대표는 일방적 철회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미국 외유 중 정 의장이 극한적으로 여야 대치하지 말고 서로 대화와 타협 통해 해결해 봐라"고 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여당은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과 어버이연합 청문회 등 야당이 원하는 것 중 하나를 양보하고 야당은 해임 건의안을 포기하라고 종용했다"고 물밑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정세균) 의장께서 최근 (20대 국회) 개회사, 3당 원내대표 방미단, 해임안 처리 등해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추켜세웠다.

    정 의장은 여야 간 공방을 벌인 사안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방미 과정에서 여야 원내대표에게 협의 노력을 계속했고, 해임 건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의결 당일까지도 지속적으로 협의했다"며 사실상 우 원내대표와 같은 취지로 해명했다.

    특히 문제의 발언에 대해선 "본회의 투표 도중 의장석을 찾은 의원(김부겸)과의 대화 내용은 이 같은 노력에도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해임건의안이 표결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정 의장은 오전 우 원내대표와 박 비대위원장 등 야권 교섭단체 책임자를 따로 불러 2~3일 정도 국감 일정을 추가로 잡자는 제안을 했다. 새누리당 주도의 국정감사 파행 사태를 2~3일 안에 끝내자고 중재에 나선 셈이다.

    여당이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일 정 의장이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사퇴 촉구, 사드(THAAD) 배치 반대 등을 언급했을 때도 사퇴를 촉구했었다.

    당시 새누리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지연되자, 정 의장은 본회의 사회권을 국민의당 측 박주선 국회부의장에 넘기는 협상안으로 파국을 막았다.

    그러나 이번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등 반발 강도가 훨씬 강한 상황이어서 정 의장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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