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 후 대기업이나 대형 로펌에 재취업이 여전하고 올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출신 영입뒤 전관예우 의혹도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관영 위원이 공정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2016년 6월까지 공정위를 은퇴하고 대기업이나 로펌으로 재취업한 4급 이상 공무원은 모두 20명이었다.
2012년, 2013년 각각 3명씩이던 은퇴 후 재취업자는 2014년 2명, 지난해 4명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벌써 8명이 은퇴해 재취업했다.
재취업한 곳은 KT, 삼성카드, 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김앤장, 태평양 등 대형로펌이었다.
올해에도 3급 이상 2명이 각각 기아자동차 기획실과 현대건설 자문역으로 갔다.
김 의원은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는 공정위 공직자들이 은퇴 후 대기업,로펌으로 재취업해 기업의 방패막이나 전관예우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재취업뒤 다음 해 특정 로펌이 대리한 이의제기 사건의 일부인용 및 인용 건수가 급등했다"며 전관예우 문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한 대형로펌의 경우 2013년과 2014년 공정위에 이의를 제기해 일부인용 및 인용을 받아낸 건수가 한 건도 없었으나, 2014년 7월에 공정위 핵심 과장 출신의 인사를 영입한 이후 지난해 5건의 이의제기 일부인용 및 인용을 받아내 76억 6,000만 원의 과징금을 경감시켰다"고 밝혔다.
또 "이 사람은 공정위에서 청와대로 파견됐으나 대기업으로부터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다시 공정위로 복귀한뒤 퇴직해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의원은 "이 로펌의 경우 공정거래 담당분야 변호사 6명 가운데 절반인 3명이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출신 고위공무원의 대형 로펌 재취업에 대해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전문성을 살릴 수도 있다며 나쁘다고만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