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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앞둔' 박세리 "세리야, 그동안 고생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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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식 앞둔' 박세리 "세리야, 그동안 고생 많았어"

    박세리. (사진=하나금융그룹 /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

     

    "꿈을 위해 연습하고 노력했습니다."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 박세리(39, 하나금융그룹)는 28년 동안 골프채를 휘두른 자신을 향해 "고생했다"는 인사를 했다. 아무도 없는 미국으로 날아가 정상을 밟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그 뒤에는 남들보다 한 방울이라도 더 흘린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세리는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실감이 안 날 만큼 어색하다. 3년 전부터 생각을 했다. 아직 며칠 남았는데 그 때까지도 실감이 안 날 것 같다"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배들을 보고 꿈을 꿨다. 더 큰 무대에 가기 위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도전했고, 꿈을 위해 연습하고 노력했다. 운이 좋았다. 좋은 결과가 있었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박세리는 지난 3월 일찌감치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미 7월 US여자오픈을 끝으로 미국 생활도 마무리했다. 당시 최나연(29, SK텔레콤), 유소연(26, 하나금융그룹) 등 후배들은 물론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등도 박세리에게 박수를 보냈다. 결국 박세리도 눈물을 흘렸다.

    박세리는 "그 때도 실감이 나지 않다가 3홀 정도를 앞두고 생각이 많아졌다. 영화 필름처럼 예전 기억들이 났다"면서 "마지막 퍼트를 하러 갔을 때 선수들이 인사하러 왔다. 웹이 안아주면서 '고생했고, 고맙다'며 서운해했다. 많은 시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어서 눈물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세리(가운데)와 함께 한 박희영(왼쪽부터), 이민지, 유소연, 허미정. (사진=하나금융그룹 /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

     

    박세리는 골프의 전설이다. 메이저 5승을 포함해 총 25승을 거뒀고, 2007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도 가입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기억하는 골프 선수다.

    박세리는 "최고의 골퍼이고, 최고의 선수였던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박세리를 떠올렸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많이 부족하지만, 아놀드 파머처럼 골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골프를 사랑하고, 시작하는 유망주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제2의 인생을 위한 목표가 확실히 정해졌다"면서 "운동 선수들에게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다. 모든 운동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하고, 기량을 다질 수 있는 시스템과 여건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13일 LPGA 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 1라운드 후 은퇴식을 치른다. 하지만 은퇴가 아쉬움도 남는다. 줄리 잉스터나 웹 같은 베테랑들도 아직 현역 생활을 하기 때문.

    박세리도 "아쉬움도 있고, 섭섭하기도 하다"면서 "운동 선수였으니까 명예를 가지고 은퇴한 후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 운동 선수였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은퇴하고 나서 또 다른 모습을 그려봤으면 한다. 은퇴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 1989년 처음 잡았던 골프채를 내려놓는다. 골프와 박세리의 만남은 운명적이었고, 또 박세리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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