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연 인천시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에 대해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현직 교육감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천지방법원 서중석 영장전담판사는 17일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으며 방어권 행사를 보장할 필요가 있어 이 교육감에 대한 영장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1일 이 교육감에 대해 학교 이전·재배치 사업과 관련해 억대의 뇌물을 수수한 기존 혐의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이 교육감이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 당시 억대의 정치자금을 여러 명으로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받아 챙겼다고 밝혔다.
법원은 앞서 검찰이 청구한 첫 번째 구속영장도 지난 8월 29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변성환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인적·물적 증거자료의 내용과 그 수집 과정, 주요 범죄일람표 등을 볼 때 범죄성립을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교육감은 영장 기각 소식에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검찰이 두 번이나 영장을 청구한 것은 무리한 수사”라며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진실을 명확히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학교 무상급식 등 인천교육청의 중요 정책들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그동안 이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영장 재청구를 ‘무리한 수사’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인천여성회와 인천교육희망학부모회, 전교조인천지부 등 인천지역 50개 시민사회단체는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검찰의 잇따른 구속영장 청구는 의혹의 실체를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면서도 “검찰과 법원의 공정한 수사와 정확한 판결로 이 교육감을 둘러싼 의혹은 정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검찰의 4.13 총선관련 선거법 수사의 형평성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지역의 상당수 여당 의원들도 선거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지만,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53·인천 계양을) 의원과 유동수(55·계양갑) 의원 등 야당 의원 2명만 기소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인천시당은 성명을 통해 “검찰 스스로 정권의 충복을 자처하고 나선 꼴이니 유신시대로 돌아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장탄식이 나오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