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사진 제공=LG 트윈스)
"경기 중간의 내용은 아쉬웠지만 워낙 상대가 좋은 수비, 좋은 플레이를 했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안타, 16개의 4사구를 얻고도 연장 11회 접전 끝에 힘겹게 2-1로 승리한 뒤 이같이 말했다.
맞는 얘기다. 3회말과 8회말 득점권 찬스에서 NC 중견수 김준완과 우익수 나성범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는 환상적인 수비로 LG의 득점을 차단했다. 고비 때마다 NC의 호수비가 나오지 않았다면 경기는 일찌감치 LG의 승리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수비는 LG가 해냈다.
연장 11회초 2사 1,2루에서 NC 나성범의 방망이가 호쾌하게 돌았다. 날카로운 타구가 빠른 속도로 중앙 담장을 향했다. 안타가 아니라고 의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때마침 11회초 대수비로 투입된 중견수 안익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타구를 쫓아가 중앙 담장 앞에서 힘겹게 타구를 잡아냈다. 안익훈은 공을 잡자마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포효했다.
지루한 잔루 쌓기로 지쳐가던 LG의 기세가 확 살아나는 장면이었다. LG는 계속된 11회말 1사 2,3루에서 대타 양석환의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거뒀다. 2연패 뒤 첫승으로 기사회생했다.
양상문 감독은 "흐름상 매우 중요한 타구가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익훈을 대수비로 넣었다. 3이닝 정도, 1~2개 정도 타구만 막아주면 승산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오늘 경기를 살려준 오늘의 히어로다"라고 칭찬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덕아웃에서 안익훈을 껴안았다. 양상문 감독은 "내 마음 속 MVP"라며 "수비를 정말 잘하는데 가끔 하나씩 놓치면 네가 그걸 못 잡으면 어쩌냐고 말한다. 잘한다는 말 대신 더 잘하라는 말만 했는데 오늘은 정말 잘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