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프랑스 감정단의 '미인도' 감정 결과에 대해 모순되고, 신빙성이 없는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감정팀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여부에 대한 감정을 진행한 결과 '미인도'가 천경자 화백 그림이 아니며, 고의적으로 만든 가짜라고 판정했다.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은 "당초 프랑스 감정단은 감정 개시 전 검찰 관계자 등이 입회한 가운데 열린 브리핑에서 캔버스 화면의 층위조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이미지와 붓질, 작업방식 등의 패턴을 종합적으로 규명한다고 하였으나 조사결과를 보면 당초 공언한 바와는 반대로 단지 극히 일부자료에 대한 통계적, 인상적 분석 결과만 내놓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감정단이 감정을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인 천경자 작품에 대한 전반적 배경지식, 작품에 대한 미술사적 분석자료, 재료분석 자료, 소장경위자료, 전문가 의견 등을 배제하고, 화면의 표층적 묘사패턴에 대한 분석결과만으로 '미인도' 위작 결론을 도출했다는 것이다.
1979년 이전에 제작되어 국립현대미술관에 1980년 4월에 소장된 '미인도'가, 이듬해인 1981년 작 '장미와 여인'을 보고 만든 위작이라는 성립 불가능한 모순된 결론을 내리면서도 이에 대한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미와 여인'은 2006년 이전에 2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수복처리하면서 화면에 많은 가필이 이루어졌지만 프랑스 감정단 조사에서는 이를 고려한 흔적이 전혀 없으며, 이 작품의 화면에 대한 각종 조사의 값이 이번 감정에 사용된 나머지 8개 작품과 차이 없이 나타나는 점은 감정결과의 신뢰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 감정단이 '미인도'진위의 결정적 증거자료인 스케치 '차녀를 모델로 한 스케치'(1976)를 비교대상작품으로 넣지 않고, '미인도'의 X-레이 사진상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밑그림과 스케치와의 비교분석 작업도 시행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많은 수정과 덧칠, 그리고 작업의 과정에서 압인선(押引線: 눌러서 긋는 방식)을 사용해 형태를 완성해가는 독특한 기법에 대한 파악이 없었으며, 이에 따라 이 특징을 '미인도' 분석 작업에 활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랑스 감정단의 보고서에는 미인도와 다른 천경자 작품과의 차이점만 기술되고, 공통점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위작 결론을 전제로 한 감정과 분석이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광도 및 휘도의 분석에서 재료에 대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그 외 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적인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프랑스 감정단의 눈, 코, 입에 대한 도상의 묘사패턴 분석은 의미가 없는데 그 이유는 미인도가 도안화된 인물을 그린게 아니라 1976년 차녀를 직접 보고 그린 것이기 때문에 패턴화 하여 분석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프랑스 감정팀의 분석 내용을 참고자료로 활용해 위작 여부를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