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10만 군중이 운집한 서울 광화문 일대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으로 수렁에 빠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세울 해방구로 꽃폈다.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시민 10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 참석한 시인 송경동은 문화예술인들을 대표해 "박근혜는 이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었다"고 선언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송경동은 "박근혜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인에 대한 1만여 명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문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했다"며 "그 하나만으로도 박근혜는 진즉 끌어내려져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문화예술인들을 화나게 한 그 결과가 무엇인지, 이 나라 전체를 이렇게 만든 그 죄가가 무엇인지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앞장서 단죄하자고 했다"며 "어제 이 자리에서 전국의 문화예술인 8000명이 시국선언에 나섰다. 단일 사안으로 전국의 8000명 문화예술인이 이름을 올린 시국 선언은 해방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송경동은 "그것으로는 부족하단 마음으로 어제부터 저희 문화예술인들은 보따리 싸서 집을 나왔다. 이 광화문광장에 박근혜 퇴진을 위한 캠핑장을 꾸리고 광우병 촛불 때보다 더 거대한 시민 촛불, 시민 항쟁의 물결과 함께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가 방을 빼지 않으면 대한민국 문화예술인들은 집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 모이신 시민, 노동자·민중 여러분이 오늘 수놓은 이 광장을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광장으로 함께 만들어 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송경동은 "저희 문화예술인들은 이 시대의 눈이 되어, 피가 되어, 입이 되어, 노래가 되어 끝까지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시민 여러분과 함께 박근혜 끌어내리는 그날까지 함께하겠다"며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을 때 이미 대통령이 아니었다. 작년 겨울 이곳에서 백남기 어른을 살인 물대포로 쓰러뜨렸을 때 박근혜는 이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었다. 12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다 암흑으로 내몰 노동법 전면 개혁에 나서겠다는 박근혜는 그 순간부터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었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저희 문화예술인들 오늘부터 여기 광화문광장에 캠핑장 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쓴다는 생각으로, 우리 시대의 새로운 정의를 바로세운다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우리 모두 광우병 촛불 때처럼 날이 밝을 때까지 이 광장에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