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시민의 함성에도 청와대가 꿈쩍도 하지 않자, 촛불은 들불로 번져 전국을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4차 집회에는 특히 그동안 벼르던 수험생들이 최근 수능시험을 마치고 대거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 "지역 중심…서울에서도 50만 한목소리"1600여 개 시민단체연합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전날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4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퇴진행동 측은 "지역에서도 박근혜정권 퇴진 요구가 많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전국 중심으로 준비했다"며 "시민들의 더 큰 목소리를 전하고 반드시 정권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모습이다. (사진=자료사진)
이날 집회는 △부산 서면쥬디스태화(오후 7시 30분) △대전 둔산동 타임월드(오후 5시) △광주 5.18민주광장(오후 6시) △대구 반월당(오후 5시) 등 전국 55개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다시 한 번 청와대를 향해 대통령 '즉각 퇴진'을 외친다.
예상 인원은 이번에도 100만 명으로, 주최 측은 서울에서 50만 명, 지역에서 5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최순실·정유라에 뿔난 수험생 대거 동참주목되는 점은 지난 17일 수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등 수험생들이 대거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는 것.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고3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있던 모습이다. (사진=황진환 기자)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20) 씨가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출결과 성적처리 등에 있어 전방위적인 특혜를 받았다는 점이 당국의 감사결과 드러나면서 이들의 분노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수능 당일 '고3 집회'에 나왔던 예일여고 3학년 이보경 양은 "기사는 계속 뜨는데 이런 나라에서 수능 공부해봤자 뭐하나 싶었다"며 "사실 저번 주에도 나오려 했는데 엄마한테 들켜서 못 나왔었다"고 토로했다.
같은 학교 정은선 양은 "저는 체대 준비하다가 몸이 안 좋아져서 포기했는데 정유라는 편하게 입학한 것 보니 너무 화가 났다"며 "정유라랑 동갑인 저희 언니도 작년에 이대 지원했다 떨어져서 이번에 또 시험을 봐야 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들 수험생을 포함한 '청소년시국대회'는 이날 오후 3시쯤 종각역 영풍문고 앞에서 개최되며, 행진 시 수험생들은 별도의 대오를 구성할 예정이다.
◇ 청와대行 촛불행진, 이번엔 어디까지?4차 집회 역시 하이라이트는 어두운 도심을 환히 밝히는 '촛불 행진'이다.
퇴진행동 측은 이날 오후 7시 30분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새문안로, 종로 등 8개 경로를 거쳐 광화문 앞 율곡로를 지나는 내자동교차로와 안국역교차로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하지만 경찰은 사직로와 율곡로로부터 200m쯤 떨어진 곳까지만 행진을 허용하고 여기서부터는 차단하겠다고 예고했다.
퇴진행동은 경찰의 행진금지통보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결과에 따라 일부 충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쪽에서는 '헌법수호를 위한 국민연대' 등 보수단체가 맞불집회를 벌이겠다고 나섰는데 주최 측은 경찰은 물론 이들과도 큰 충돌 없이 평화집회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퇴진행동은 이번 전국 집회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26일 서울 집회에는 최대 300만 명까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별도로 사상 첫 '정권 퇴진'을 내건 총파업에 30일 돌입하며, 각 대학 교수단체나 총학생회에서도 동맹휴강·휴학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