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공무직 근로자를 '여사님'과 '씨' 등으로 호칭하는 것은 차별행위이며 인권침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20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시인권센터는 최근 '수원시 공무직·기간제·단시간 근로자들의 인격권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 결정문'을 보냈다.
해당 근로자들은 현장실무원, 청원경찰, 환경관리원 등 1241명으로 수원시 전체 일반직 공무원(2754명)의 45%에 이른다.
결정문을 보면 수원시인권센터는 수원시 근로자들에 대한 '대외직명제' 도입의 필요성을 명시했다.
수원시는 지난 2010년 10월 '수원시 실무공무원 대외직명제 운영규정'을 마련해 6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들은 '주무관'으로 통일된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1241명의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통일적인 대외 직명 규정이나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사용한 '씨', ‘여사님', '선생님'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수원시 모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 미혼여성이 '동료 공무원으로부터 여사님으로 불리며 인격권 침해를 받고 있으니 개선해 달라'는 민원을 수원시에 제기했고 수원시인권센터가 직권조사를 벌였다.
수원시인권센터는 "수원시 근로자들은 지금까지 적절한 대외직명이 없어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 또는 민원인들로부터 부적절한 호칭으로 불리면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왔다"고 판단했다.
수원시인권센터는 이에 따라 "수원시는 조속히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수원시 근로자들에 대한 통일적인 대외 직명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결정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행정포털에 대한 접근권과 조직도 등록에서의 근로자 차별도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원시 근로자 1241명 가운데 행정포털에 가입된 근로자는 241명(19%)에 불과하며, 224명(18%)만이 조직도에 등록돼 있다.
수원시인권센터는 "수원시 행정포털은 근로자들에게도 자유로운 가입 및 이용이 가능하도록 접근권이 원칙적으로 허용돼야 마땅하다"며 "조직도 또한 수원시에 근무하는 사람이면 그 신분이 공무원이든 근로자이든 관계없이 모두가 등록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권고했다.
또 "아직도 수원시 근로자들에 대해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인식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은 인권도시를 지향하는 수원시로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과제"라며 "근로자들이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원시인권센터는 지난 2015년 5월 시정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권침해사항을 독립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시청 별관에 개소했으며, 행정집행과정에서의 관행적 인권침해를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