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당국이 각급 학교의 조기 방학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의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 동안 10~18세까지 확대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인플루엔자 대국민 예방수칙을 당부하면서 이같은 내용의 예방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 정기석 본부장은 "최근 6년간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는 방학 기간 내려졌는데, 이번엔 방학 전에 유행이 확산됐다"며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들 사이에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보통 이달말로 예정된 겨울방학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등교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교내 감염예방 교육도 실시한다.
타미플루 건보 적용은 유헹 기간에 한해 10~18세까지 확대한다. 지금은 9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 등 '고위험군'에게만 건보가 적용되고 있다.
질본에 따르면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는 지난달 27일에서 지난 3일 사이에 13.3명으로 유행기준인 8.9명을 넘어선 뒤, 지난 11~17일 사이엔 61.4명선까지 치솟았다.
초중고생(7~18세) 의심환자 역시 지난달 27일에서 지난 3일 사이 40.5명, 4~10일 107.7명, 11~17일 152.2명으로 기록적인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다.
당국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급속 확산중인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본부장은 "AI에 감염된 야생조류나 가금류와 접촉이 거의 없는 일반 국민들은 AI 감염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국내에선 현재까지 사람간 전파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국내서 확인된 H5N6형과 H5N8형 유전자 분석 결과 인체감염 증가와 항바이러스제 내성 관련 유전자 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체감염 예방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인체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는 9183명으로, 대부분 살처분 작업에 참여했거나 농장 종사자들이다. 이 가운데 당국이 모니터링을 마친 3775명중 감기 증상 등을 보인 26명은 조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