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걸그룹들의 약진,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하는 뮤비 인기
-장르불문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들의 약진, 꿈이야말로 현실이야!
-당차고 청순한 모순적인 여주인공이 대세
-붉은 립스틱 이어 볼 빨간 숙취 메이크업, 불황의 반영.
-고답과 사이다. 문재인과 이재명을 지칭하는 축약어
-사드와 문화컨텐츠 중국진출 난항.
-성추행 파문
-블랙리스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2월 30일 (금) 오후 7시 2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경희대)
◇ 정관용> 문화비평가 이택광 교수의 일상다반사 시간. 매주 화요일에 보내드리던 코너였는데요. 올 한 해의 마지막 방송 날 특별히 초대했습니다. 2016년 문화소식을 총 정리해 보고자. 이택광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K팝, K드라마 이런 거부터 정리해볼까요?
◆ 이택광> 이제는 아예 한국 전체의 대중문화를 일컬어서 K, 이렇게 붙이는 게 유행인 것 같습니다. 정착이 된 것 같은데요. 일단 우리 노래, 대중가요는 아주 전통적으로 걸그룹들이 지금 계속 90년대 이후로 약진해 왔죠. 그리고 소녀시대 이후에 또 아주 많은 걸그룹들이 생겼는데 올해도 특히 걸그룹들이 많이 약진을 했는데요. 그리고 주로 문화소비층 자체가 20, 30대 여성층이었습니다.
◇ 정관용> 과거에는?
◆ 이택광> 과거에는요. 그리고 출판시장도 마찬가지였고.
◇ 정관용> 걸그룹 팬들은 주로 10대들 아니에요?
◆ 이택광> 예전에 10대들이었죠. 그러다가 20, 30대로 올라갔다가 다시 조금 연령대를 내려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데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이렇게 마케팅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10대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고요. 그리고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은 일본 아이돌 문화처럼 아주 넘사벽 외모를 가진 가수나 배우들이 등장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여고생 또 평범한 여대생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걸그룹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 정관용> 다들 예쁘긴 한데 그렇다고 진짜 초절세미녀는 아니다.
◆ 이택광> 그렇죠. 요즘에는 거리에 나가시면 멋진 분이 많죠. 그래서 아마 이게 역전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길거리에 더 외모가 훌륭하신 분들이 많고 실질적으로 방송은 오히려 차별전략으로 평범한 외모를 가진 그런 가수들을 출연시키는 거 아닌가 싶고요.
◇ 정관용> 올해 약진한 걸그룹들이 어떤 그룹들인가요?
◆ 이택광>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트와이스가 있고요. 그리고 여자친구라는 걸그룹이 있어요. 아예 여자친구는 대놓고 여자친구죠. 말 그대로 평범한 여자친구고. 여자친구는 꼭 남자의 여자친구만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여성들이 걸크러쉬라는 게 요즘 유행인데 그 여성들의, 여고생들의 걸크러쉬.
◇ 정관용> 걸크러쉬가 뭐예요? 우리말로 하면.
◆ 이택광> 소녀들끼리 좋아하는 그런 게 있죠. 주로 예전에 여고, 남고가 나뉘어져 있을 때 있던 문화입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복고문화죠. 복고문화의 어떻게 보면 그런 이미지는 차용해서 성공한 그룹이 바로 여자친구 그룹이라고 볼 수 있고 트와이스는 사실 여자친구보다 더 어리게 보여요. 실질적으로 나이도 더 어립니다. 쯔위 같은 경우는 대만 출신 가수인데 굉장히 나이가 어리죠. 대부분 나이가 어리고요. 또 우주소녀 이런 특이한. 그리고 또 아마 많이 아실 겁니다. IOI라고. 잘못 읽으면 101이 되는데요. IOI인데 원래는 이게 바로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대표 소녀를 뽑아 달라.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민투료로 뽑힌 그룹이에요.
◇ 정관용> 맞아요.
◆ 이택광> 굉장히 특이한, 한국만 존재하는 평등주의가 예능 프로그램에 있는데 이 IOI가 그런 그룹 중에 하나죠. 그 IOI는 사실 트와이스나 여자친구처럼 평범한. 쉽게 말하면 자기들끼리는 준비, 연습생이라고 그랬지만 어떻게 보면 노력을 많이 하는, 누구나 열심히 일하는 또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10대들의 정체성이 투영되어 있죠.
◇ 정관용> 여기는 진짜 국민투표 진행되는 그 프로그램이 대단히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었죠.
◆ 이택광> 그러니까 한국인들은 어쨌든 투표하는 거 되게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투표하고 직접 뽑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요.
◇ 정관용> 그런데 좀 논란도 있었어요.
◆ 이택광> 그렇죠. 이게 사실은 나쁘게 말하면 포르노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국민 포르노가 될 수 있는데 한국은 이렇게 공익성과 선전성이 묘하게 결합되는 엔터테인먼트들이 옛날부터 많이 있었어요. 대표적인 게 이경규 씨가 했던 몰래카메라죠. 그것도 보시면 결국 관음증과 결합이 되어 있는 거 아니겠어요, 공익성이.
◇ 정관용> 맨 처음에 양심냉장고 주고.
◆ 이택광> 그렇죠. 양심냉장고 주고. 처음에는 그냥 말 그대로 몰래카메라였죠. 몰래카메라 하다가 나중에는 논란이 되니까 양심냉장고라고 해서 교통법규 지키는 거를 감시하고 그랬는데 그렇다 보니까 뮤비들, 뮤직비디오를 보면 대부분 학교나 MT장면, 이런 아주 일반적인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도 또 하나의 특징이 아닌가 싶고요.
◇ 정관용> 여고생, 여대생들의 평범한 일상. 그걸 반영하는 걸그룹들의 약진.
◆ 이택광> 그렇습니다. 그렇게 볼 수 있고요.
◇ 정관용> 또 하나 음악계에서는 주목되는 게 힙합풍의 음악하고 랩 경영대회, 이런 거, 그런 거.
◆ 이택광> 사실 한국은 이미 힙합문화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과거부터. 그런데 그게 좀 소수 문화였고요. 대중문화 속에서 이렇게 유행을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죠. 쇼미더머니라는 예능이 있었고 거기서 힙합경연대회를 펼치는데 사실 힙합이라는 것은 특정한 장르라기보다는 혼합장르입니다. 원래 랩이라는 게 있고요. 랩의 혼성이 들어오면서 힙합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힙합이라는 것은 원래 뉴욕 브롱스의 흑인과 히스패닉이 즐기던 음악들이에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그래서 댄스음악이고 사실은 파티음악이라고 부를 수가 있고요. DJ가 믹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또 음악의 경향도 달라지고 힙합이 왜 유행을 하게 됐는가를 생각을 해보면 사실 과거에도 드렁큰 타이거라든가 어떻게 보면 서태지 같은 경우도 큰 장르로 보면 힙합장르를 포괄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김흥국 씨의 호랑나비도 사실 최초의 레게음악이, 한국최초의 레게음악을 주도하신 분도 있는데 아마 최근에 젊은 층들의 블록파티문화 관련이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장소를 빌려서 기념일에 생일파티라든가 또는 졸업식 할 때 모여서 파티를 해요. 그때 DJ가 디제잉을 한다든가, 이런 바람들이 힙합의 대중화와 크게 관련이 있지 않는가라고 추측을 해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파티 문화와 힙합.
◆ 이택광> 새로운 청년 소비문화가 등장을 한 것이죠.
◇ 정관용> 그래요. 대중음악계를 알아봤고 그다음에 드라마 쪽을 정리해보면?
◆ 이택광> 올해는 드라마의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도 즐겨보셨던 것이 드라마고요. 이 모든 드라마를 정주행 했기 때문에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지금 분위기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상당히 80년대 프랑스 같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 정관용> 80대 프랑스? 너무 어려워요.
◆ 이택광> 어려운 게 아니라 라붐, 소피 마르소 생각하시면 됩니다.
◇ 정관용> 소피 마르소의 라붐?
◆ 이택광> 소피 마르소. 제가 그때 중학생이었는데. 그 소피 마르소의 청순한 모습에 우리는 전부다 가슴을 졸였죠. 지금 나오는 태양의 후예, 구름이 그린 달빛, 푸른 바다의 전설, 도깨비 전부다 보십시오. 다 어립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물론 푸른 바다의 전설은 약간 좀 다르죠. 인어가 나오는데 이분은 안 죽어요. 전지현 씨가 나오는데 사실 전지현 씨 정말 영원한 전지현 씨죠. 이 푸른 바다의 전설을 빼면 대부분 여주인공들이 청순가련형이에요. 청순가련형으로 나오고. 물론 도깨비 같으면 약간 다르지만 하지만 아예 노골적으로 여고생이죠. 여고생이 등장하고 있고.
(사진=드라마 '도깨비'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정관용> 그러니까 소피마르소 형의 여주인공.
◆ 이택광> 그렇죠. 아주 당차면서도 청순한. 아주 모순적인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고. 그 80대 때 소피 마르소 바람이 불고 쉽게 말하면 이 라붐의 주제곡이 꿈이야말로 현실이다. 이런 주제곡이 있어요. 드림이 바로 멜리타, 이런 말을 하는데 그런 경향이 지금 우리나라 드라마에, 2016년 드라마에 아주 노골적으로 보였죠.
◇ 정관용> 청순가련형 여주인공의 판타지 로맨스.
◆ 이택광> 장르불문하고 판타지와 로맨스가 같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 이택광> 장르를 불문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역사극이든 전쟁 드라마든 또는 공포물이든 어쨌든 간에 상관이 없어요. 그냥 판타지와 로맨스가 결합이 되어 있고. 여기에는 불가능한 사랑.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사랑이라고 이야기되는 사랑이 버젓하게 일어나죠. 군인과 의사, 왕과 시녀 또 인어와 인간 그리고 도깨비와 여고생.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에요, 현실에서는.
◇ 정관용> 현실이 너무 어려우니까 이런 판타지 로맨스가 인기를 끄는 거 아닐까요?
◆ 이택광> 한 마디로 말하면 불황형 드라마죠. 꿈이 현실이라는 거죠. 1980년대가 바로 이 유럽과 미국의 불황이 겹쳤던 그런 시기잖아요, 그때가.
◇ 정관용> 힘든 현실을 잊고 그냥 드라마 속에 푹 빠지자.
◆ 이택광> 그렇죠. 그러니까 10대들이 등장해서.
◇ 정관용> 환상 속으로 가자.
◆ 이택광> 환상이 현실이다, 이런 소리를 하게 되는데 우리도 그런 것이 아닌가. 물론 흙수저의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건 드라마밖에 더 있겠습니까? 물론 그분은 좀 이상하게 드라마에 집착하셨지만 어쨌든. 그래서 그런 판타지 로맨스가 그냥 인기를 끌었다. 그것도 아마 시대상을 반영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대중음악 또 우리 드라마도 좀 정리해 봤고. 요새 볼 빨간이라는 키워드 있잖아요. 그건 뭐예요?
◆ 이택광> 이 볼빨간사춘기라는 노래가 히트를 치고 있는데요. 이거는 약간 인디펜던트 음악이죠. 그런데 여하튼 볼빨간사춘기에서 연상되는 것이 일본 이가리 화장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일본을 갔다 왔는데.
◇ 정관용> 이가리 화장? 무슨 뜻이에요?
◆ 이택광> 풀이를 하면 숙취 메이크업이에요.
◇ 정관용> 숙취 메이크업?
◆ 이택광> 한마디로 말해서 술 취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메이크업이 유행입니다.
◇ 정관용> 볼을 빨갛게 하는.
◆ 이택광> 실제로 술을 드시는 게 아니라 술 취한 모습이 굉장히 매혹이라고 그래서 아예 메이크업을 그렇게 숙취 메이크업을 해요.
◇ 정관용> 왜 그러죠?
◆ 이택광> 얼마 전에 일본을 갔는데 진짜 거의 모든 여성분들이 이 숙취 메이크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나이고하를 막론하고 이걸. 굉장히 깜짝 놀랐는데 정말 인형 같아요, 보면. 인형처럼 해놨는데 우리 PC님도 볼빨간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볼빨간 이게 키워드인데 이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불황기를 반영한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 정관용> 그것도 불황기를 반영해요?
◆ 이택광> 왜냐하면 매력적으로 보여야 되니까. 매력적으로 보여야 되지만 음주를 한다든가 이런 실질적으로 그런 걸 했을 때는 여러 가지 자기에 피해가 올 수 있죠. 다음 날 실질적으로 숙취가 생길 수도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고.
◇ 정관용> 또 돈도 들고.
◆ 이택광> 돈도 들고.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 정관용> 술 마신 것처럼 아예 보이는?
◆ 이택광>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쉽게 말하면 유혹적인 모습을 연출하려고 하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는 거죠.
◇ 정관용> 그것도 불황기의 상징이다?
◆ 이택광> 한국은 이제 막 유행을 하고 있는데 아마 제가 생각할 때는 굉장히 유행할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데 일본에서는 정말 지금 대세더라고요, 가보니까. 확실히. 왜냐하면 볼이 빨가니까 발그스름하니까 건강하게도 보이고 또 인형처럼 보입니다. 굉장히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매력적인 그런 모습일 수도 있어요.
◇ 정관용> 숙취 메이크업, 볼빤간. 여기까지 짚어봤고. 연말에 신문을 보다 보니까 금년에 유행한 줄임말, 이런 것들이 쭉 나오던데. 저는 잘 모르는 단어들이 많던데요.
◆ 이택광>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저도 문화평론가지만 이런 것들을 정말 따라잡기 어렵죠. 하지만 약간 제가 들은 게 몇 가지가 있는데 제가 좀 알아먹을 수 있는 게 샤샤샤. 이거는 트와이스의 CHEER UP이라는 노래에서 나왔습니다. 이거는 실질적인 고백을 하고 싶은데 부끄럽잖아요. 말을 할 수 없을 때 그냥 샤샤샤, 이렇게 말을 해서 얼버무리는.
◇ 정관용> 샤샤샤가 고백하는 거예요?
◆ 이택광> 그러니까 본인이 좀 표현하기 부끄러운 말들을 그냥 샤샤샤.
◇ 정관용> 그냥 부끄러운 말?
◆ 이택광> 네. 샤샤샤, 이렇게.
◇ 정관용> 또요.
◆ 이택광> 그다음에 낄낄빠빠. 뭐일 것 같습니까?
◇ 정관용> 이건 알거 같아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 이택광> 낄낄빠빠죠. 약간 좀 이상한 말도 있습니다. 더럽이라는 게 있어요.
◇ 정관용> 더럽?
◆ 이택광> 더럽 하면 뭐냐 하면 우리는 더럽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The love를 뜻합니다.
◇ 정관용> 사랑을 더럽 그래요?
◆ 이택광> 네. 아마 이것도 아실 거예요. 낫닌겡은 아시겠죠?
◇ 정관용> 인간이 아니다.
◆ 이택광> 사람이 아니다. 극딜은 얘는 게임 용어인데 방어를 포기하고 공격만 한다. 말 그대로 어떻게 될까 모르고 그냥 무조건 공격한다는 뜻이 득딜이고요. 이거는 조금 재미있는데 얼마 전에 문재인 후보가 이걸 써서 재미있었는데. 고답이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고답이?
◆ 이택광> 문재인 후보 별명이죠.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답답하다.
◇ 정관용>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답답하다를 고답이라고 불러요?
◆ 이택광> 고답의 반대되는 것이 사이다가 있습니다.
◇ 정관용> 아, 사이다. 이재명 시장과 문재인.
◆ 이택광> 지금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시장이 이걸 가지고서 이렇게 왔다 갔다 하고 있죠. 그다음에 성덕이라고 있는데요.
◇ 정관용> 성덕?
◆ 이택광> 네. 성덕이 성공한 덕후라는 게 있고요.
◇ 정관용> 성공한 덕후.
◆ 이택광> 이것도 줄임말이기 때문에 금방 알 수 있죠.
◇ 정관용> 어디에 푹 빠져 있는데 성공했다.
◆ 이택광> 덕후는 오타쿠의 한국판 버전이고요. 그래서 성공한 덕후 그러면 이게 성공한 오타쿠다. 그 분야에서 성공했다, 이런 뜻입니다. 그거만 가지고, 취미생활을 가지고.
◇ 정관용> 이제 사회성 있는 이슈 몇 가지 짚어볼 텐데 첫 번째는 사드 때문에 중국이 한류 차단, 이른바 한한령이라는 걸 실제 내린 것 같아요.
◆ 이택광> 사실 지금 올해 정치적인 문제가 불거지다 보니까 경제적 문제들을 짚어볼 수가 없었는데 실질적으로 지금 굉장히 경제가 어렵습니다. 특히 사드 문제 같은 경우는 외교를 잘못해서 실질적으로 지금 피해를 보고 있어요. 물론 지금까지는 음모론으로만 존재합니다. 한한령이 있나 없나. 공식적으로는 이야기하고 있진 않고요.
◇ 정관용> 인정은 안 하지만 지금 문서까지 이미 공개된 바가 있고. 그런데 무엇보다 아무튼 실제 피해 본 문화콘텐츠 관련 회사들이 너무나 많아요.
◆ 이택광> 지금 증거가 나오죠. 제가 아는 모 감독님도 모든 걸 약속받고 중국에 갔다 그냥 돌아오셨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택광> 영화를 못 찍고요. 그러니까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한한령이 사실이다라는 것이 지금 현재로써는 어느 정도 인정이 되고 있는데 이것도 결국 사드배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대중문화가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이런 문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2016년에 상당히 많은 대중문화계의 인사들이 가수들도 마찬가지고 배우들도 마찬가지고 이 정치적 발언들을 많이 했죠. 대사회적 발언들을 많이 했고. 이런 것들이 조금 앞으로도 내년에도 상당히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중국 자본이 우리 문화콘텐츠 생상 쪽으로 많이 투자가 들어왔었는데 투자를 약속해 놓고 못 하겠다고 한 데가 지금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 이택광> 실질적으로 방송 인력들의 상당 부분들이 지금 진출하고 있죠, 실질적으로. 진출하고 있고 거기에서 상당히 많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스카우트를 해가고 그랬는데 그런 것들이 뚝 끊겼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조금 더 사실 확인을 거치면.
◇ 정관용> 이게 장기화되면 우리 문화산업 전반에도 경쟁력 저하로 올 수밖에 없을 텐데.
◆ 이택광> 상당히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저는 낙관적인 게 물론 차기에 어떤 정부도록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지금 중산층 수가 지금 2억이나 되기 때문에 문화콘텐츠가 계속 필요합니다.
◇ 정관용> 필요하죠.
◆ 이택광> 어쩔 수 없이 제가 볼 때 우리 한국 거를 받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본은 너무나 먼 당신이고 미국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당연히 아직까지는 K웨이브가 힘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또 사회성 있는 이슈로는 문화계의 성범죄 문제가 불거졌다는 거. 그렇죠?
◆ 이택광> 사실 올해의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를 뽑으라면 이게 아닐까 싶은데요. 원래지금까지 쉬쉬하면서 덮고 왔던 것들인데 이 피해자들이 더 이상 참지 않고 SNS에서 자기들의 이야기를 올리면서 이게 공론화가 됐습니다. 그래서 언론에서도 보도를 하게 되고 실질적으로 음지에 있던 문제들이 양지로 나오게 됐죠. 그래서 문화예의 어두운 측면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됐고요. 박범신 씨 같은 원로 작가부터해서 박진성, 황병승 등등 촉망 받던 젊은 시인들조차도 전부다 이 문제에 연루되었고 그리고 그 뒤에 보인 행태들도 사실은 아주 전형적인 성범죄자들의 행태를 보였어요. 이런 것들이. 왜냐하면 성범죄라는 것은 굉장히 사적인 범죄기 때문에 본인들의 어떤 진실한 반성 그리고 본인들이 그 사실에 대해서 인식, 인정 이런 것들이 있어야지만 범죄적인 어떤 그런 것이 형성되는 것이고 형법상 처벌할 수 없다하더라도 이 도덕적인 반성들이 사실은 더 선행돼야 되는 부분이거든요. 그래야지만 이게 근절될 수가 있는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법에 맡기겠다. 이런 식으로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것도 상당히 문제는 불거졌지만 과연 적절한 해결책으로 갈 수 있을지는 잘 알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스스로 인정하고 절필선언한 사람은 진짜 한둘밖에 없고.
◆ 이택광> 사실 이게 뭐 절필, 이런 문제도 문제지만 사실 문화계 전체가 반성하고.
◇ 정관용> 문화계, 출판계.
◆ 이택광> 이런 미소지니, 다시 말하면 여성 차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여성 비하적인 이런 문화들은 빨리 척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실. 그게 더 선결되어야 될 문제겠죠.
◇ 정관용> 너무도 오래된 문화적인 숙제였는데 올해가 뭔가 터져 나오는, 고발되는 시점이라면 내년부터는 문화가 바뀌는 그런 식으로 나아가야 되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성 있는 뉴스는 마지막 문화뉴스는 뭐니 뭐니 해도 문화계의 블랙리스트.
◆ 이택광> 그렇습니다. 결국은 연말에 또다시 확인이 됐는데요. 블랙리스트가 나왔는데 사실 이게 계속 블랙리스트 이야기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부정해 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사실 진짜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이런 리스트를 보고 있으면시켜서 하긴 하는데 정말 무슨 근거를 가지고 리스트를 만드는지 알 수 없는 그런 리스트들이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특정한 정치인 지지선언을 했다고 해서 그것을 리스트로 만들고 또 그와 관련된 시국선언을 했다고 해서 리스트를 만들고. 그런데 그 리스트에 담긴 이름들은 사실 그 시국성명서에 다 이름을 올린 분들이거든요. 그리고 이런 시국선언이라든가 이런 지지선언의 특성상 그 개개인에게 일일이 동의를 얻어서 그런 선언을 작성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단체 소속이라든가.
◇ 정관용> 아닌 경우도 많죠.
◆ 이택광> 위임장을 대부분 주는 거죠. 그래서 위임장을 주고 이름을 올리는 것이기에 일일이 그 내용이나 이런 것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요.
◇ 정관용> 그런데 뭐 어떤 기준으로 만들었느냐를 따지기 전에 이런 걸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부터가 정말 초헌법적이고 반위법적인 거죠.
◆ 이택광> 그러니까 이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이게 예전에 50년대 메카시즘도 아니고 이걸 만들어서 뭐에 쓰려고 했는지가 사실 더 문제가 되는 것이죠. 거기에 어떤 기준이나 그분들이 그러한 리스트는 만들어서 어디에 활용하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 정부가 얼마나 반민주적이고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이번에 특검에서 제대로 수사해서 책임자들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거 거론되지 않도록 그렇게 만들어야 되겠죠. 오늘 여기까지 금년 한 해의 문화현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고맙습니다.
◆ 이택광>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