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를 잡고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삼성 마이클 크레익 (사진 제공=KBL)
사상 처음으로 부산에서 개최된 2016-20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무려 1만2128명의 관중이 찾은 22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오세근(KGC인삼공사)이 29점을 몰아넣은 시니어 올스타가 주니어 올스타를 150-126으로 완파하고 형만한 아우없음을 보여줬다.
올스타전이 끝나고 주요 수상자들의 말말말을 정리했다.
◇오세근 "곰장어 사주신 태술이 형 덕분입니다"
오세근은 팬들을 위해 뛰었다. "팬들과 함께 기차를 탄 것부터 신선하고 좋았던 것 같다"며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셔서 깜짝 놀랐다. 열기가 너무 좋아 흥이 많이 올라온 상태에서 뛰었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경기 막판 올스타 MVP등극을 결정짓는 호쾌한 원핸드 덩크를 선보였다. 데뷔 시즌에 수차례 덩크를 터트렸지만 이후 시도가 많지는 않았다.
이 역시 팬들의 바람이었다. 오세근은 "기차에서 팬들이 덩크를 보여달라고 말씀을 많이 하셨다. 본 경기 때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이 기회 아니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오세근은 MVP 수상의 공을 옛 팀 동료 김태술에게 돌렸다. "5년만에 태술이 형과 방을 같이 썼다.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고 밤에는 곰장어를 사주셨다. 그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태술이 형에게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민 "저 도깨비 완전 팬이에요"
부산 올스타전의 진정한 주인공은 '토종 덩크왕' 김현민(부산 kt)일지도 모른다. 김현민은 덩크 콘테스트 국내 선수 부문에서 안대로 눈을 가리고 덩크를 터트리는 등 아이디어와 정성, 엄청난 높이가 조화를 이룬 멋진 퍼포먼스로 부산 팬들을 열광케 했다.
무엇보다 김현민이 코트에 등장할 때마다 최근 종영한 TVN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테마 음악이 흘러나왔고 그때마다 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현민은 "도깨비 드라마의 완전 팬이었다. 요즘 노래도 도깨비 드라마 노래만 듣는다"며 웃었다.
김현민은 덩크 콘테스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를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연습을 한번도 안했다. 머리 속에 그리고만 있었다. 예전에 실패했던 덩크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김현민은 "5년 전 덩크왕이 됐을 때 이제는 올스타에 뽑히고 싶다고 했는데 5년이 지나 또 같은 말을 하게 됐다"며 "젊은 선수들이 우승해야 하는데 내가 나오면 안되는 자리 같았다. 이제 미련없이 대회를 떠나겠다. 이제는 올스타에 뽑히고 싶다"며 웃었다.
◇마이클 크레익 "테이블을 왜 포기했냐면…"
마이클 크레익은 덩크 콘테스트 외국선수 부문 결선 1차 시도에서 갑자기 림 아래에 테이블을 설치했다. 테이블을 뛰어넘는 덩크를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중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크레익은 두차례 시도를 하다 황급히 테이블을 치웠다.
크레익에게 자신이 없었냐고 다소 짓궂게 물었다. 그러자 크레익은 웃으며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빠르게 포기했다. 아마 계속 시도했으면 바셋이 우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테이블을 넘는 덩크를 포기한 크레익은 다리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는 기술을 접목시킨 '비트윈-더-렉' 덩크 한방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전준범 "초반부터 감이 좋았습니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전준범(모비스)이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결선에서 20점을 퍼부어 13점에 그친 2위 정병국(전자랜드)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전준범은 "부산에서 올스타전이 열려서 가까운 울산 팬 분들이 많이 찾아오셨고 응원해주신 게 힘이 됐다"며 "처음에는 우승 생각이 없었는데 결선에 오르니 욕심이 생겼다. 초반부터 감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