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의 시중금리 상승과 관련해 소비와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지고, 대출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는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금리는 단기 시장금리(은행채 3개월, 6개월 등)변동의 영향을 받는 신용대출이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장기시장금리(은행채 5년 등)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 고정금리 담보대출의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10~11월 중 신규취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0.36%포인트 높아졌고, 이중 변동금리가 0.26%포인트, 고정금리는 0.47%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은 신규취급 가계대출의 금리에 먼제 영향을 미친 후 시차를 두고 변동금리 가계대출 금리도 끌어올려 기존에 대출을 받은 가계 부담도 커지게 된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금리상승이 가계의 이자비용을 늘려 소비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와 같은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로 인해 관련 대출의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출금리 상승이 가계대출 급증세를 억제하는 데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정금리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고정금리 대출이자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는데다 은행으로서도 시장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대출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가계부채와 금융기관 전반의 리스크(위험)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전체 가게부채에서 취약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그동안 정부와 감독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강화해왔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