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6일이나 17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조기대선 선거일을 확정하면서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출마 여부를 저울질 하느라 선거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구여권 일각에서는 출마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기도 한다.
◇ 구 여권 지지율 1위지만…탄핵 인용으로 집권 가능성 ↓황 권한대행은 구 여권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나타내는 후보다. 리얼미터가 지난 2일 발표한 3월 첫째주 주중 여론조사에서는 14.6%로 2위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는 "문 조심하세요"라는 애매모호한 발언과 스탠스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자유한국당도 본경선 직전 후보 등록이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황교안 특례규정'까지 신설해 그를 위한 레드카펫도 준비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이번 19대 대선에서 '선수'로 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탄핵 인용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시즌 2'격인 황 권한대행으로 정권을 재창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
또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선거에 뛰어드는 점도 부담이다. 심판을 보던 주심이 선수로 뛰는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 권한대행은 14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19대 대통령 법정선거 기한이 55일여밖에 남지 않았다"며 관계부처에 "공정하고 원활한 선거 준비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지금은 대통령 탄핵으로 내부적 분열과 갈등이 확산되고 있으니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지 않도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선 '주자'보다 '관리자'의 면모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황 대행이 안나올 것이다"고 했고, 황 전 총리를 잘아는 법조계 인사도 "나올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 출마 가능성 배제 못해 … "출마해서 보혁구도 만들면 해볼만 해"불출마에 무게가 더 실리는 것이지만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출마 생각이 없으면 진즉에 불출마 선언을 했을텐데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출마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안한다는 것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한 인사는 "탄핵 전보다 상황이 더 안좋아졌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와 전달한 메시지도 국민 감정을 건드린 것은 맞다"면서도 "아니면 아니라고 할텐데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민을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황교안 대행이 출마해 주기를 바라는 의원들이 많다. 예비경선을 통하지 않고 곧바로 본경선으로 직행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둔 것만 봐도 황 대행이 결단해 주기를 바라는 지도부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여건상 어려운 것은 맞다. 그러나 출마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2인자였고 심판에서 선수로 전환하는데 따른 비판도 있겠지만 남의 흉은 사흘 이상 안간다는 말도 있다"며 "출마하면 며칠 동안은 비판을 받겠지만 대선 국면에서 곧 잊혀질 것이다"는 말도 했다.
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 궐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20일까지는 황 대행이 선거일을 지정해야 한다.
날짜를 꽉 채워서 20일에 하는 방법도 있지만 너무 미룬다는 비판 때문에 이번주 후반인 16일이나 17일에는 대선 날짜를 지정하면서 출마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