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외부자들' 방송 화면 갈무리)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 학사 비리, 삼성그룹의 승마특혜 지원 등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구속영장을 두 차례나 피해간 가운데, 최 씨의 국정농단 행태를 고발해 온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이 "정유라는 삼성의 승마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노승일 부장은 지난 20일 밤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지난 2015년 8월부터 10월까지 약 3개월 동안 독일에서 정 씨를 지켜 봤던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노 부장은 '정유라 씨가 삼성과 관련된 발언을 했나'라는 정봉주 전 의원의 물음에 "(정 씨가) 삼성과 관련된 발언은 극히 조심했었다"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것 같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015년 8월 26일, 코어스포츠(최 씨 소유 페이퍼컴퍼니)와 삼성(전자)이 (컨설팅) 계약을 하잖나. 삼성전자의 박상진 전 사장, 황상수 전무, 그리고 법무팀 변호사까지 3명을 당시 박원오 승마협회 전무가 인솔해 승마장으로 간다."
노 부장은 "결정적인 것은 정유라가 말 타는, 시범하는 모습을 (삼성전자 측이) 보게 된다"며 "정유라는 누가 와서 자신이 말 타는 시범을 볼 것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저는 삼성에서 오니까 다과를 준비해야 할 것 아닌가. 테이블을 세팅하고 정유라에게 '삼성에서 와서 너 말 타는 모습을 볼 거니까 시범을 보여야 된다'는 얘기까지 제가 했다. 검찰에서 전화 왔을 때 제가 이 부분을 설명해 주니 '알겠다'고 하더라."
'검찰에서 (정유라에 대해) 가장 많이 물어보는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라는 작가 전여옥의 물음에는 "가장 핵심적으로 보는 게 '말'이었다"며 "삼성에서 말을 어떻게 사 준 것인지"라고 답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런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삼성이) 헬그스트란 승마장에서 말을 산다. (말 값이) 거의 250만 유로(약 31억여 원) 하잖나. 정유라의 코치가 되려 했던 사람이 덴마크 승마 국가대표 출신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이었다. 이 사람이 삼성과 정유라 사이 말 중개인이었던 것이다. 이 사람이 뭐라 했냐면 '(당시 정유라가 머물던) 비블리스(승마장)에 나는 못 가르친다. 나는 모든 시설을 (헬그스트란 승마장에) 갖추고 있으니 네(정유라)가 나에게 와라'라고 제안한다."
그는 "그 장소가 바로 (정유라가 거주했던) 덴마크 올보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말 세탁 과정을 설명했다.
"(삼성이 헬그스트란 말 중개상에게) 250만 유로를 주고 말을 사고, 고가의 말이니까 헬그스트란에 관리를 맞기는 것이다. 그러면 헬그스트란은 매달 관리비를 받아야 한다. 쉽게 표현해서 관리 비용이 네 마리에 1000만 원이면, 삼성에서 3000만 원씩 더 주는 것이다. 그 차액은 헬그스트란에서 차곡차곡 쌓아놓는 것이다. 말을 최순실에게 넘겨줘야 할 것 아닌가. 그러면 삼성에서 '최순실에게 말을 팔겠다'고 얘기하면 헬그스트란은 삼성이 미리 줬던 누적 지원금으로 이 말을 그냥 주는 것이다. 말을 사고 판 게 사류상으로만 왔다갔다 한 것이지, 실질적으로 돈이 왔다갔다 한 것이 아니다. 이 말을 그냥 최순실에게 전해 주면 끝나는 부분이었다.
노 부장은 "그러니까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제게 했던 '삼성 돈은 아무리 먹어도 탈이 안 난다' '삼성은 치밀하다'는 말이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유라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3일 정 씨에 대한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