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2기가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 착륙하고 있다(사진=해병대 제공)
지난 1973년 해병대 조종사와 항공기가 해군으로 통합된 이후 45년 만에 해병대가 첫 자체 항공 전력을 구축했다.
공지기동해병대 건설과 2021년 해병대 항공단 창설 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병대사령부는 지난 10일 포항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서 상륙기동헬기(MUH-1) 1·2호기 인수식과 명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상륙기동헬기는 전시 상륙작전 임무에 특화된 헬기로 국가전략도서 방어, 신속대응작전, 비군사 인도주의 작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통상 명칭은 국군 장병 대상 공모전과 심사를 통해 '마린온(MARINEON)'으로 결정됐다.
해병대 영문 표기인 '마린(MARINE)'과 최초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SURION)'의 합성어로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을 기반으로 제작된 상륙기동 헬기를 의미한다.
마린온은 길이 19m, 높이 5m, 폭 3.5m 크기로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5㎞에 달하고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7.62㎜ 기관총 2정을 장착하고 있으며 최대 탑승 인원은 9명이다.
특히 육상과 해상뿐만 아니라 함정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기체 내에 해수방염 처리를 해 부식을 예방했고 주로터(헬기 회전익) 접이 장치를 추가해 좁은 함정 내 운용이 쉽도록 했다.
또 비행 중 이물질 제거를 위한 윈드쉴드 세척액 분사장치와 장거리 통신용 HF 무전기, 전술공중항법장비(TACAN), 보조연료탱크 등도 설치했다.
인수식과 명명식을 마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1·2호기는 훈련비행과 최종 임무 수행능력 평가를 마치고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 배치돼 임무를 개시한다.
이후 상륙작전, 신속기동작전, 교육훈련, 재해재난지원 작전 등에 투입되어 다목적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해병대가 상륙기동 헬기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해병대는 한미 연합작전을 통해 미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에 의존해야 했다.
6.25전쟁을 겪으면서 항공전력의 중요성을 체감한 해병대는 1958년 8대의 항공기를 기반으로 제1상륙사단 항공관측대를 창설했다.
1961년부터 6년간은 월남전에 항공부대를 파병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으며, 1971년에는 사령부 직할 항공대를 창설해 전력을 증강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3년에 해병대 사령부가 해체되면서 해병대 항공부대는 해군으로 통합, 항공인력 125명과 항공기 23대는 해군으로 전환됐다.
이후 자체 항공전력 보유와 상륙기동헬기 도입 필요성을 계속 강조해 온 해병대는 2008년 조종사를 재탄생시키며 해병대 항공부대 재창설을 위한 준비를 거쳐 이날 자체 항공전력을 보유하게 됐다.
해병대는 조종사 40여 명과 정비사 40여 명을 양성한 상태다.
해병대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상륙기동헬기를 전력화하고, 상륙공격헬기 도입과 2021년 해병대 항공단 창설 계획을 진행시켜 나갈 예정이다.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은 "국민들의 믿음과 기대 속에 우리 해병대는 45년 만에 다시 날개를 펼쳤고 공지기동해병대 건설을 위한 신호탄을 쏘았다"며 "국가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바다와 하늘로부터 적지로,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곳으로 거침없이 상륙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상륙기동헬기 인수식 및 명명식에는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현역과 예비역 장병과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상륙기동헬기 연구·개발·생산·평가 과정에 참여한 관계관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