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으로서 특사 자격으로 방남했던 김여정 당 중앙위 제 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11일 북한으로 떠났다.
김 특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표단은 2박3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10시24분 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국했다.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이 북한 대표단을 배웅했다.
조 장관과 천 차관은 북한 대표단이 떠나기 전 공항 귀빈실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조 장관은 "오고 간 중요한 얘기가 많아서, 마음 같아서는 2박3일이 아니라 두어 달이 지나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만나게 되다 보니 모두가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반갑기 그지 없고, 참 마지막에 얘기도 많이 나웠다"며 "3일 동안에 온 겨레의 염원인 통일 대업 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이 뻗쳐오른다.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게 잠시 동안 헤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측은 10여 분 동안 이어진 환담을 마친 뒤 오후 9시55분 쯤 의전통로에서 헤어졌다. 조 장관은 "저는 여기서 인사를 올리겠다. 말씀하신대로 잠시 헤어지는 것이고, 제가 평양을 가든 또 재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과 김 상임위원장은 서로를 껴안았고, 김 상임위원장은 조 장관의 등을 두드린 뒤 "제 간절한 부탁이 실현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빌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김 특사와도 악수하며 "편안히 가시라"고 했고, 김 특사는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9일 우리 땅을 밟은 김 특사는 사흘 동안 네 차례 문 대통령과 만났다. 방남 첫 날에는 문 대통령이 주최했던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 행사에 김 상임위원장이 참석했고, 개막식에는 김 특사도 함께 자리하면서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이튿날에는 김 특사와 김 상임위원장 모두 청와대에 초청받아 문 대통령과 접견하고 오찬도 함께 했다. 김 특사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이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구두로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에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를 문 대통령과 함께 보면서 공동으로 응원했다. 김 특사 등 대표단은 북한으로 떠나기 전인 이날 오후에도 문 대통령과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