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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특사, '포스트 평창'의 과제 남기다



대통령실

    김여정 특사, '포스트 평창'의 과제 남기다

    • 2018-02-12 10:03

    -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에 3차 남북정상회담 성사 달려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보도국 안성용 정치부장

     

    ◇ 박재홍: <안성용의 정치기상도="">시간. CBS 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했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어젯밤 늦게 돌아갔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 부부장 등 일행이 어제 밤 10시 3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북으로 귀환했습니다. 지난 9일 왔던 길을 되돌아 간 건데요. 우리 측은 북측 대표단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공항에 나가 환송했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이 뻗쳐오른다.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게 잠시 동안 헤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마지막 말을 건넸고, 김여정 특사는 '편안히 가시라'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인사에 '감사하다'는 마지막 날을 남겼습니다.

    ◇ 박재홍: 북으로 귀환하기 전 마지막 일정이 북한 예술단 서울 공연을 관람하는 거였어요. 여기엔 문재인 대통령 등 우리 측 인사들도 함께 했군요?

    ◆ 안성용 : 네, 어제 저녁 7시부터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이 있었습니다. 지난 8일 강릉 공연에 이어서 두 번째인데, 내용이나 형식면에서는 첫 번째 공연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우리 쪽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했고, 북측 고위급 대표단도 모두 참석했다는 점이 큰 차이입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문 이래 문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올림픽 개막 리셉션과 개막식장, 청와대 방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응원에 이어서 예술단 공연 관람이 다섯 번쨉니다. 문 대통령과 김여정 특사가 함께 한 것은 리셉션을 빼고 네 차례였습니다. 북한 대표단은 어제 낮에는 이낙연 총리 주재 오찬에 참석했고, 저녁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북 대표단이 남쪽에서 만날 사람들은 거의 다 만난 셈입니다.

    지난 9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북한의 김영남과 김여정도 함께 일어섰다. (사진=이한형 기자)

     

    ◇ 박재홍 : 그렇군요. 2박 3일의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문을 총평해주신다면?

    ◆ 안성용 :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지난 9일 오후 1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내려서 11일 밤 10시 30분 인천공항을 이륙하기까지 약 57시간 동안 남한에 체류한 셈인데 '짧은 만남 긴 여운'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국민적 관심 속에 예상됐던 일,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척척 소화해 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이번 대표단을 통해서 확인됐다고 하겠습니다.

    ◇ 박재홍 :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우리 측과 처음 환담할 때 헌법상 2인자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에게 먼저 앉을 것을 권하는 모습이 카메라 찍히기도 했었는데 그로인해서 김여정이 정말 실세가 맞다는 반응도 있었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이다보니 헌법상의 2인자인 김영남 상임위원장도 김여정 부부장을 의식할 수 밖에 없지 않았겠냐는 해석이 주를 이뤘습니다. 물론 이런 분석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더 확실한 것은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이기 때문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라는 사실은 지난 10일 청와대 방문에서 드러났습니다. 특사라고 하면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해서 남한을 방문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나머지 북측 대표단도 김여정 부부장을 신경 쓸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김 특사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끌었는데 때로는 도도하게, 때로는 미소로 북한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박재홍 : 또 하나, 이번 북한 고위급 대표단 일정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청와대 방문 아니겠습니까? 김여정 특사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도 전달하고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가 매우 중요했죠?

    ◆ 안성용 : 북한측 인사의 청와대 방문이 사상 처음이거나 아주 희귀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보수 정권 9년 동안 남북관계가 정체 내지 후퇴하다보니 이번에 이뤄진 북측 인사의 청와대 방문은 8년 6개월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이뤄진 만큼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도 많았는데요,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은 청와대에서 2시간 50분가량 머물며 대화를 나누고 오찬도 함께 했습니다.

    특히 김여정 특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며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메시지를 구두로 전달했습니다.

    ◇ 박재홍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인거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이번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그러니까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입니다. 청와대도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답할지 준비를 나름대로 했을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편한 시간에 북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북한의 제안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답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켜나가자"였습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북한의 제안을 수락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몇 십분 뒤에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가 대통령 워딩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 박재홍 : 북한의 제안은 긍정적이지만 다소 신중한 대응을 보인 것은 국내적으로 해결될 문제도 있고 미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나 조율 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이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지금 한반도 상황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당시는 북한의 핵개발이 초기단계이거나 중단된 상태였지만 지금은 북한이 핵능력을 고도화해서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우리민족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고, 남북 간의 문제라고 해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잠시 연기한 것도 미국을 잘 설득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문제에서 일정한 진보, 즉 양보가 있기 전에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문 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미간의 조기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당부"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입니다.

    ◇ 박재홍 : 따라서, 관건은 평창올림픽 이후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냐가 중요하겠군요?

    ◆ 안성용 :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어제 돌아갔고, 예술단이 오늘 돌아갑니다. 북측 태권도 시범단도 14일에 돌아가면 북한 응원단만 남게 됩니다만, 응원단이 평창올림픽을 고리로 남북관계를 계속 끌어가기에는 힘겨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포스트 평창' 즉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갈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사실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당장 평장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하순부터는 미국과 일본이 연기했던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하자고 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가 거부하기 힘들 겁니다. 반면, 한미 합동 훈련이 시작되게 되면 북한의 반발이 생길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어떻게, 어떤 계기로 바꿀 수 있을지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첫 경기가 열린 10일 강릉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열린 남북공동응원전 민족화합한마당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 박재홍 : 한편, 아베 일본 총리는 한미합동 훈련을 하라고 요청했다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단호한 일침을 받기도 했죠?

    ◆ 안성용 : 아베 총리가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개막식에 참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막식 전에 열린 한일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한일 양국의 합의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 반면에 우리 문 대통령은 "정부 간 주고 받기식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그분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응수를 하면서 언론들이 한일정상이 위안부 문제로 정면충돌했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는 어차피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예상됐던 문제였습니다.

    다만, 제가 주목한 부분은 아베 총리가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데 대한 문 대통령의 답변입니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 주권의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다"라면서 "총리께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단호한 표현을 썼습니다. 정상외교에서 주권, 내정 등의 단어를 꺼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돼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그리고, 지난 주말 김일성 가면 사진논란. 저희 노컷뉴스의 명백한 오보였습니다. 보도국에서 기사를 삭제하고 정식으로 독자들에게 사과를 드렸죠. 그런데, 이 문제가 계속해서 어제 뜨거운 논란이었어요. 문제의 시작이 어떻게 된 건가요?

    ◆ 안성용 : 지난 10일 밤 북한 응원단이 고 김일성 전 주석의 젊었을 때 사진이 새겨진 가면을 들고 응원을 했다는 설명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었습니다. 저희 CBS노컷뉴스 기자가 내보낸 기사였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뒤에 가면에 새겨진 사진이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CBS는 해당 사진 기사를 즉시 삭제했습니다. 또 기사를 삭제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어제 낮에는 잘못된 기사였으며 노컷뉴스 독자들께 사과드린다는 정식 사과문을 냈습니다.

    ◇ 박재홍 : 네. 정식으로 사과하고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기사까지 삭제했는데 지금까지 그 가면사진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뭡니까?

    ◆ 안성용 : 보수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북한 응원단이 버젓이 남쪽에서 김일성 주석의 사진을 흔든다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BS가 해당 기사를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 등에서는 '김일성 가면'을 쓰고 응원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저희 노컷뉴스를 인용했습니다. 해당 사진이 김일성 사진이 아니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삭제된 기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 기사가 나간 시점은 이미 CBS가 잘못을 인정하고 기사를 내린 뒤였는데, 삭제된 사진 기사를 근거로 북한 응원단이 체제 선전을 한다는 식으로 논란을 키운 것이죠. 자유한국당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전범 김일성이 등장했다"며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북단일팀에 희생돼 운 것도 모자라 김일성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경기를 펼치게 된 것"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 박재홍 : 그런데, 문제의 가면얼굴이 김일성이 맞다면, 사실 북한 응원단이 눈을 뚫어서 가면으로 쓸 수도 없고, 심지어 현장에는 가면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단 말이죠. 그런 정황 등을 종합해보면 가면사진은 북한 응원단의 단순한 응원도구였던 것이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김일성은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으로 신적 존재이기 때문에 얼굴 가면 사진이 그렇게 사용될 리 만무합니다. 그리고 해당 가면을 사용할 때 나오는 북한 가요 휘파람은 옆집 처자를 사모하는 한 남정네의 사랑을 그린 노래이고, 그 남자의 노래를 연기한 배우가 인민배우 리영호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논란의 가면에 등장하는 사진은 김일성 주석의 젊었을 때 모습이 아니라 배우 리영호의 사진이라는 것이 북측의 설명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아니라는데도 김일성 사진이라고 하는 것은 억지이기 때문에 해당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주장을 펴려면 삭제된 기사를 이용해 논쟁을 키울 게 아니라, 해당 언론사의 이름을 걸고 당당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박재홍 : 네. 북한응원단 가면사진 논란. 더 이상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고요. 다시 한 번 사과말씀 드립니다. 이번 주 관전 포인트짚고 마무리합니다.

    ◆ 안성용 : 가면사진 논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은 더 갈 것 같습니다. 오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부산에 가는데 거기서 이 얘기가 나올지 주목해봅니다. 홍 대표가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변인 등의 논평 등을 통해 더 공세를 펴나가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이런 와중에 2월 임시국회는 헛바퀴만 계속 돌고 있습니다. 모레 14일부터는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권성동 법사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퇴장한 민주당 의원들의 행위를 문제 삼아 2월 임시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한국당의 공세는 적어도 모레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평창, 북한 관련 소식 때문에 제대로 전달해 드리지 못했습니다만, 어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의결했습니다. 13일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전당대회를 열고 바른미래당으로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어제 이용호 의원이 바른미래당에 합류하지 않기로 해서 바른미래당에 합류하는 국민의당 의원은 21석으로 줄어들게 됐습니다.

    ◇ 박재홍 : CBS 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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