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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삼성증권 사태, '무차입 공매도'에 해당한다?



금융/증시

    [팩트체크]삼성증권 사태, '무차입 공매도'에 해당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20만 명을 넘긴 공매도 금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삼성증권 사태를 두고 공매도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매도 금지 청원이 20만 명을 넘긴 상태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가 '무차입 공매도'와 비슷하다며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판단이 엇갈렸다.

    삼성증권 사태와 무차입 공매도 논란, 어떤 것이 사실일까?

     


    ◆ 체크 1. 차입 공매도 vs 무차입 공매도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를 한 뒤 실제 주가가 하락한 뒤 시세차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주식은 한국예탁결제원이나 한국증권금융 등의 기관에 돈을 내고 권리를 빌릴 수 있다.

    공매도는 갑자기 주식이 급등할 경우 주식을 낮추처 주식시장의 안전 장치로 사용돼 유동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큰돈을 움직일 수 있는 기관투자자는 공매도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려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정보가 적은 개인투자자는 손실이 나도 손 쓸 방법이 없다.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여기서 출발한다.

    (사진=법제처 국가법령센터 캡처)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쇼트셀링:naked short selling)는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매도하는 방식이다. 먼저 주식을 빌리는 차입 공매도와 달리 매도 후 주식을 확보한다.

    국내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후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한 상태로 차입 공매도만 가능하다.

    ◆ 체크 2. 금감원 "무차입 공매도 아냐" vs 김동연 "무차입 공매도로 볼 수도"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삼성증권 사태를 '무차입 공매도'로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 부분은 정부 부처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다르다

    금융감독원 강전 금융투자검사국장은 "무차입 공매도는 매도자가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거래를 한 것인데 삼성증권은 계좌에 들어온 주식이어서 무차입 공매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강 국장은 "현재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주식이 없으면 시스템에서 매도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공매도 금지 논의로 연결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노컷뉴스 캡처)

     


    반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차입 공매도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9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돼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제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무차입 공매도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 체크 3. 무차입 공매도보다 더 심각한 문제

    결론적으로 이번 삼성증권 사태는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는 무차입 공매도는 아니다.

    삼성증권 사태는 실수로 입력된 배당 주식이 실제 계좌에 들어왔고 이를 매도했기 때문에 무차입 공매도로 볼 수 없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80조 공매도의 제한 1항 1조는 '소유하지 아니한 상장증권의 매도'를 제한하고 있다. 무차입 공매도에서 제한의 주체는 매도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거래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공매도 외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있지도 않은 유령주식을 만들 수 있었고 실제 매도까지 진행됐다. 시스템상에서 이를 막는 장치는 없었다. 무차입 공매도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나타난 셈이다.

    (일러스트=노컷뉴스)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빈기범 교수는 "삼성증권 사태는 우리가 그동안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증권사 거래 시스템의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고 경고했다.

    빈 교수는 "이번 사태는 숫자만 입력하면 존재하지도 않은 주식이 생성되고 실제 거래까지 진행 된 시스템 상의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만큼 증권사에서 발행한 주식과 실제 계좌에 들어있는 주식의 합이 모두 맞는지 전수조사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관계자의 반응도 비슷했다.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이런 거래 자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문제가 드러나 충격을 받았다"며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사후적으로 보면 무차입 공매도와 비슷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시스템 부재에서 온 전혀 다른 차원의 심각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증권사 대표이사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오전 진행된 간담회에서 "삼성증권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도 동일한 시스템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 금감원장은 "우리사주 조합 증권사가 다수 있는 만큼 다른 증권사들에도 이러한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시스템 전반을 전면 조사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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