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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배우' 꿈꾸는 임수정, 독립영화 꾸준히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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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만 배우' 꿈꾸는 임수정, 독립영화 꾸준히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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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영화 '당신의 부탁' 효진 역 임수정 ②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당신의 부탁'에서 효진 역을 맡은 배우 임수정 (사진=명필름/CGV아트하우스 제공)
    2001년 KBS2 '학교4'의 오혜라 역으로 데뷔한 임수정은 2003년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에서 비밀을 감춘 소녀 수미를 맡아 예민하면서도 서늘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충무로의 '샛별'이 됐다. 그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여전히 영화 '장화, 홍련',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대표작으로 가장 먼저 호출되지만, 사실 임수정의 필모그래피는 꽤 다채롭다. 여러 주인공이 나오는 옴니버스물('새드무비'), 복수극으로 유명한 감독의 로맨스('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여성 주인공 원톱 영화('각설탕', '내 아내의 모든 것'), 히어로물('전우치') 등 다양한 도전을 했다.

    꾸준히 독립영화에 나온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여자, 정혜', '멋진 하루' 등을 만든 이윤기 감독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에 노 개런티로 출연했고, 지난해 개봉한 '더 테이블'에도 나왔다. 임수정이 미술 작가의 공동 영상예술 프로젝트 일환이었던 '엘 핀 델 문도'나 태국 영화 '푸켓'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명동 CGV 라이브러리 카페에서 '당신의 부탁' 개봉을 일주일 앞에 둔 배우 임수정을 만났다. 그는 독립영화만이 가진 강점과 매력을 찬찬히 설명했다. 독립영화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실험이 결국 한국 영화의 '힘'이 된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노컷 인터뷰 ① 임수정에게 '당신의 부탁'이란 "다양한 여성 나오는 귀한 영화")

    ◇ 임수정이 말하는 독립영화의 매력

    '당신의 부탁'은 다양성 영화다. 일반적인 상업영화와 비교하면 대형 멀티플렉스에 걸리는 빈도가 낮다. 예술영화관들이 있긴 하지만, 상영관 수에서 턱없이 밀린다. 더구나 '당신의 부탁' 개봉 6일 후(4월 25일)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라는 어마어마한 작품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배우로서 신경이 안 쓰일 리 없다.

    임수정은 "예산이 작은 영화고, 당연히 상영관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안에서라도 최대한 관심 갖고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과 기대를 가질 뿐이다. 어벤져스를 이길 순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어쩌면 속 편하다는 느낌도 있다.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더 자주, 많이 관객에게 노출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독립영화는 임수정에게 기댈 구석이 되어 줬다. 여성이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거의 없는 한국 상업영화 상황 때문이다. 그는 "(상업영화에선) 매력적인 캐릭터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고 털어놨다.

    "예술영화나 독립영화에서 훨씬 더 여성 캐릭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기획이 만들어져요. 저는 이런 작품에 참여함으로써 연기적으로 해소 못 했던 것들을 풀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요. 인디영화(독립영화) 쪽에선 저라는 배우와 협업하면서 대중들한테 조금이나마 (작품을) 알리고… 좋은 상호작용이 되지 않을까요.

    임수정은 꾸준히 독립영화에 출연해 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푸켓', '더 테이블' (사진=각 배급사 제공)
    의도적으로 작품성 있는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몇 년 전부터 분명한 계기가 생겼죠. 크고 작은 영화제의 심사위원에 참여하면서 인디영화, 단편을 진지하게 봤는데 작품 수준도 너무 좋고 감독, 배우도 훌륭한 인재가 많았어요. 이런 다양성과 개성이 한국 영화의 힘이었고 지금도 힘이고요. 관객들한테도 좀 알려져서 이 시장이 잘 유지됐으면 좋겠단 생각이에요.

    독립영화 시장이 좋은 밸런스를 유지해야 전체적으로 활성화되니까요. 그런 면에서 상업영화에서 활동하는 감독, 배우, 제작사가 가끔씩 눈을 돌려 좋은 인디영화를 한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한 거였어요. '더 테이블', '당신의 부탁'이 저예산 영화였고,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노 개런티로 했는데 그 작품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에 한 번 갔다 오기도 해서 오히려 되게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런 행보는 계속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상업영화에서의 다양한 활동도 하고 싶고요. 천만 관객, 저도 해 보고 싶어요. (웃음) 간절해요. 목말라요. (웃음)"

    ◇ 아주 느리지만 감지되는 변화… "주체적 역할 맡고파"

    '당신의 부탁'을 택한 이유로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귀한 영화'라는 점을 든 임수정은, 상업영화판에서도 더디지만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제안받는 캐릭터도 직업군이 다양한 편이다. 주로 남성이 해 온 변호사나 킬러 역 같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수정은 "남성 중심 영화에서 서포트해야 하거나, 장르 특성상 피해자 역할에 국한된 게 아니라, 주체적인 캐릭터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그래도 아주 천천히는 변한다고 보고 있다. 아무래도 '미투 운동'(#Me_Too, '나도 말한다'는 뜻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밝히는 것)가 있었던 만큼 제작자들도 캐릭터를 만들 때 신경 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체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은 요즘 들어 더 강해지고 있다. "남들이 다 말려도 내가 선택한 나의 길을 가겠소, 하는 캐릭터"를 하고 싶단다. '당신의 부탁' 효진 역도 이런 부류에 속했다. 모두가 말리는데도 남편이 남긴 아들을 데려와 사는 인물이었으니. 임수정은 주체적으로 자기 길을 가려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나아가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전우치'에서 보여준 제멋대로이면서 팜므파탈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에 임수정은 "짧게 보여주긴 했지만 사실 다양한 모습이 들어있긴 했다"며 수긍했다. '전우치'의 서인경은 성질이 고약한 스타의 스타일리스트로, 앞에서는 비위를 맞추지만 침 뱉은 커피를 대령함으로써 복수하기도 하는 역할이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화, 홍련', '각설탕',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전우치', '내 아내의 모든 것', '김종욱 찾기' (사진=각 배급사 제공)
    임수정은 "어떻게 보면 약간 미친 느낌도 있고 자존감이 높아 자기만족에 취한 캐릭터도 좋다. 이런 걸 더 확장해서 (캐릭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체성을 중시하는 건 배우로서만의 태도는 아니다. 인간 임수정 역시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고.

    그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면서 살아야겠다 싶었다. '뭘 하나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해'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무언가 생긴다 해도 욕심내지 말고 아쉬워하지 말자는 주의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너무 즐겁고 바쁘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게(주체성이) 중요한 가치로 (제 삶에) 들어오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 타인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걸어온 시간

    데뷔한 지 17년이 됐지만 드라마는 딱 세 작품('학교4',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카고 타자기')만 한 임수정은 '시카고 타자기' 이후 드라마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할 때만 해도 영화 제작 과정과 너무 달랐던 현장 분위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이젠 '그동안 왜 드라마를 안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임수정은 "최근에는 사전제작 드라마도 많아졌고 장르도 너무 다양해지지 않았나. 완성도도 높아졌고. '시카고 타자기' 결과가 그렇게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이걸 계기로 '나 드라마 더 할래요' 하는 얘기가 저절로 나오더라. 드라마 작업도 이제는 좀 더 하고 싶다. 어필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수정은 최근 인터뷰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재밌게 보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평소 안판석 감독 팬이어서 응원차 모니터링하려고 봤다가 진짜 재미있어서 빠지게 됐다. 그는 "금방 감정이입이 되더라. '이런 드라마를 기다렸어!' 이런 느낌 아닌가. (손)예진 씨도, (정)해인 씨도 다 연기를 잘하시더라"라고 칭찬했다.

    임수정의 올해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첫 책을 쓰는 것이다. (사진=임수정 인스타그램)
    인터뷰 언급 이후 손예진과 임수정이 같은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임수정은 손예진과 개인적 친분은 없다면서도 "예진 씨만 좋다면야 저는 얼마든지 같이해 보고 싶다. 여성 배우들이 나올 수 있는 뭔가 재밌는 영화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같이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들을 묻자 '김혜수', '문소리'라는 답이 돌아왔다.

    "시간이 갈수록 연기 열정은 더 세져서 감당이 안 된다"는 임수정에게 배우로서 지나온 길을 자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제 속도대로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대중 입장에선 '어, 잘 안 보인다?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거 아냐?'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매번 완성도 있는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순 없다. 잊혀진 듯했다가도 잘 맞는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올 수도 있고"라며 "(작품의) 결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연연하지 않고 제 속도대로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좋은 드라마나 영화를 선보이고 싶다는 임수정. 중요한 목표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책 쓰기'다. 책을 출간한다면 무조건 에세이집으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그는 "올해 가장 끝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책"이라며 "글 작업이라는 게 매일 엉덩이 붙이고 조금씩 해야 결과물이 나오더라. 어느 정도 구상은 있는데 빨리 원고를 쌓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올해 40대가 된, '여성'이자 '배우'인 자신의 이야기와 관심사를 담을 예정이다. 직접 쓴 '글'로 만날 임수정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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