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반석. (사진=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제 도전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오반석(제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문선민(인천). 신태용 감독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28명 명단을 발표하면서 처음 대표팀에 발탁한 세 명이다. 이승우, 문선민은 20대 초중반이다. 그런데 오반석은 우리나이로 서른하나. 말 그대로 늦깎이 국가대표다.
오반석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제주가 1순위로 뽑은 중앙 수비수다. K리그 통산 185경기(7골)에 나선 베테랑으로 지난해 베스트 11 수비수로도 뽑혔다.
다만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오반석도 명단 발표를 중계로 보면서 눈과 귀를 의심했을 정도.
중앙 수비수 김민재(전북)의 부상으로 인한 발탁이었다. 189cm 장신으로 맨투맨 수비가 뛰어나다는 판단. 신태용 감독은 "빌드업이 조금 약해 그동안 뽑지 않았다"면서 "상대를 버티고 이겨내려면 빌드업보다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 오반석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23명 최종명단에 포함되려면 경쟁이 필수다. 6명의 중앙 수비수 자원 가운데 경쟁에서 가장 뒤처진 것이 사실.
오반석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표팀 선수 중에서 내가 제일 뒤쳐진 상태"라면서 "아직 최종명단 발표는 아니기 때문에 기쁨은 잠시 미루고, 21일 소집에 만반의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오반석의 진짜 도전은 지금부터다. 신태용 감독이 말한 장점(제공권+맨투맨 수비)을 극대화시키고, 단점(빌드업)은 극복해 최종명단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오반석은 "함께 경쟁하는 선수들의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나 역시 어떤 위치에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무엇보다도 감독님이 추구하는 전술에 잘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평생 꿈꿔온 무대가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주위에서 늦깎이 대표라고 하지만 내 도전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