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논평] 또 동남권 신공항 논란인가



칼럼

    [논평] 또 동남권 신공항 논란인가

    김해국제공항 (사진=자료사진)

     

    동남권 신공항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26일 "신공항 건설을 위해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공동 정책 간담회에서 '부·울·경 상생 협약'을 체결하면서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동남권 관문 공항에 걸맞은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2년 전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가까스로 매듭지어진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다시 논의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선포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신공항' 이라고만 하고 특정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가리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지방선거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이후에는 이를 구체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인접 광역시도와 상생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도 기존 김해공항 확장의 문제점을 들면서 사실상 신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 협약 체결에는 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함께 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물론 정부나 청와대까지 나서 신공항 재논의에 가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현 상태에서 (신)공항 위치를 옮기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 문제는) 청와대에서 논의한 적이 없고 당선인들이 우리와 사전 상의한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민주당 소속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상생 협약을 통해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여기에 민주당이 가세할 경우 신공항 재논의, 재추진은 기정사실화될 가능성이 높 것으로 보인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를 통해 민의를 확인했다며 자신의 공약을 적극 추진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공약 이행 차원에서 쉽게 다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 문제는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시작돼 15년이 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시·도가 논란과 갈등을 벌여왔다.

    대선 때마다 영남권 후보들은 신공항 공약을 들고 나왔지만 지켜지지 못했다.

    신공항을 어디에 두느냐를 놓고 각 시·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 건립 후보지로 선정돼 타당성 조사까지 받았지만 모두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돼 신공항 공약이 백지화되기도 했다.

    동남권 신공항 논란은 2년 전인 박근혜 정부에서야 입지 타당성 관련 용역을 프랑스 전문업체(ADPi)에 맡긴 끝에 영남지역 5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 합의로 가까스로 일단락됐다.

    정부는 2026년까지 기존 김해공항 인근 290km² 부지에 9조원을 들여 3.2km의 활주로와 국제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하기로 했다.

    대신 대구 경북지역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대구공항과 K2공군기지를 합친 '대구통합공항'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15년 넘게 끌어오다 간신히 사회적 합의를 이룬 사안을 2년 만에 다시 끄집어내 다시 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벌여왔던 타당성 조사나 외국 전문업체 용역 조사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가 제기된 것도 아니다.

    김해신공항의 소음피해나 안전성 문제는 이미 다 걸러졌던 문제이다.

    김해신공항은 대구통합공항 이전과 패키지로 추진되고 있다.

    김해신공항은 사업설명을 위한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8월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평가 등의 일정 속에 진행되고 있다.

    대구통합공항 이전도 현재 국방부가 공항 후보지를 선정한 가운데 이르면 올해 말까지 부지 선정이 마무리될 수 있을 정도로 진척을 보이고 있다.

    만약 가덕도가 신공항이 된다면 대구통합공항 이전도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그럴 경우 해당 지역간 극심한 갈등과 대립에 다시 빠져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이다.

    비록 박근혜 정부에서 내려진 결정이지만 정부가 독단으로 내린 것도 아니고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사회적 합의까지 한 사안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다음 정부에서 헌신짝처럼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그 결정이 동남권의 백년을 내다보는 신공항 건설에 대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정부에 대한 신뢰회복 차원에서라도 동남권 신공항 논란이 더 이상 불거지지 않고 하루빨리 수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