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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첫 평일…"피아노 배우고, 방통대 준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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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52시간' 첫 평일…"피아노 배우고, 방통대 준비하고"

    • 2018-07-03 05:35

    '저녁이 있는 삶' 기대하는 노동자들
    자기계발, 가족과 함께할 시간 기대
    "와닿지 않는다" 회의적인 목소리도

    (사진=자료사진)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 시행 첫 평일인 2일, 노동자 상당수는 '저녁이 있는 삶'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대기업 홈쇼핑 업체에 다니는 유지민(26)씨는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앞서 취미로 배우다 포기했던 피아노를 다시 배우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회사가 퇴근 시간이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와 개인마다 출‧퇴근 시간을 달리하는 유연근로제를 도입하면서 퇴근 후 여유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유씨는 "컴퓨터가 꺼지는 시간에 업무를 끝내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업무에 몰입을 하게 돼 생산성은 높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처음에 반신반의했지만 이젠 진짜 저녁 있는 삶도 가능할 것 같다"며 "다 같이 정시퇴근을 독려하는 분위기여서 이른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해지는 느낌"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의 한 도금업체에 다니는 김지영(44)씨는 다음 학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가 일하는 업체는 임직원이 약 180명으로 당장 52시간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오는 2020년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 2일부터 퇴근 시간을 두 시간 앞당겼다.

    김씨는 "근로시간이 짧아지니 그만큼 학업이나 여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같은 업체에서 일하는 김기만(39)씨도 "매일 8시나 9시까지 일하고 집에 들어가면 아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었는데 6시에 퇴근하면 아들과 놀아줄 수 있다"며 반색했다.

    (사진=자료사진)

     

    다만 상한제 적용이 1년 유예된 업계를 중심으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년 동안 경기도에서 버스를 운전하고 있다는 이정수(40)씨는 "이틀, 사흘씩 연속하던 근무를 못 하게 되는 것뿐이지 장기간 노동에 시달리는 건 똑같다"며 "시행 첫날이라 그런지 피부에 와닿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어 "하루 18시간씩 일하면 다음 날 집에서 쉬어도 쉰 것 같지도 않다"며 "집에서 잠만 자는 게 아니라 레저도 즐기고 하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근무시간과 함께 수입도 줄어들 것이란 걱정도 이어졌다.

    시간제 근로자 원다영(23)씨는 "근무시간이 적어지면 그만큼 수입이 적어질 것“이라며 "유지해오던 생활 방식과 지출 금액이 있는데 수입이 줄어들면 타격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책의 취지가 현장에 잘 반영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꼼꼼한 후속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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