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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먹고 사는 문제'는 왜 협치 안하나



뒤끝작렬

    [뒤끝작렬] '먹고 사는 문제'는 왜 협치 안하나

    -박근혜 정부때 '임금주도 성장' 추진여야 공통분모 많아
    -소득주도성장 놓고 "실패했다" "문제없다" 정략적 접근만
    -진영논리로 점철된 복지도 갈수록 수렴…여야 정책승부 걸어라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사진=청와대 제공)

     

    경제 분야만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 없다.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만큼 이해충돌도 많고 해결 또한 쉽지 않다.

    그런 예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그렇다. 최저임금 인상은 야권을 중심으로 속도조절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등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자유한국당은 최저인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업체 등의 부담 증가를 이유로 소득주도성장을 자체를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펴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건 국민에 대한 범죄행위"라고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최저인금 인상은 양극화 해소 등 정책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논란이 커졌다. 늘어난 인건비를 놓고 자영업자와 알바생 간 갈등을 빚어야 하는 엉뚱한 결과나 나온 것이다.

    이런 부작용은 사실 현장을 살펴 본 사람이면 충분히 예견했을 법 한데, 여권에서는 준비가 부족했다. 더군다나 경제 사정이 호락호락 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부작용이 더 도드라졌다.

    청와대도 정책 수정·보완을 시사하는 등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렇다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70·80년대 패러다임인 대기업 중심의 정책으로 되돌아 갈수는 없는 노릇이다. 4차산업 혁명을 얘기할 정도로 시대도 많이 변해 지금에 와서 다시 입기에는 너무 낡고 맞지 않는 옷이다.

    야당에서도 소득주도 성장을 비판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하자'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야당의 비판이 '비판을 위한 비판' 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우리 경제는 성장과 함께 양극화를 해소하는 '두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따지고 보면 이런 형편을 여야가 모르는 바가 아니다.

    선거를 거듭할수록 한국당에서도 서민·복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진영논리로 점철됐던 서민·복지는 이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방향성에서는 여야가 크게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야당이 강하게 비토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이름만 살짝 달리해 박근혜 정부에서도 추진됐다는 점만 봐도 알수 있다.

    당시에도 가계의 소득을 늘려 내수 활성화를 바탕으로 경제 선순환을 이끌어내겠다며 임금주도 성장 정책을 내놨다.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취임 직후인 2014년 7월 "가처분 소득 증가 없이는 구조적 내수 부진이나 축소지향적 성장 프로세스를 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는 '가처분 소득 증가'를 위해 그해 41조원을 시중에 풀고, 이듬해인 2015년 7월에는 22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편성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강력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지 못하면서 흐지부지됐다.

    임금주도성장은 국제노동기구가 2010년쯤부터 제안한 성장 이론이다.

    이후 보수적 성향의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를 거들고 나섰다. 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런 국내외 사정을 감안하면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여야가 절충.합의점을 찾지 못할 이유도 없다.

    성장과 소득재분배에 대한 필요성은 정치권이 모두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물론 각론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권과 진보정당에서는 부의 쏠림을 막는 부분에 더 신경을 쓸테고, 보수 야권은 성장에 좀더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럼에도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통해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는 게 지금 국회에 주어진 몫이다. '정책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거나 '무결점 정책'인냥 옹호에만 치중하는 것은 정략적인 접근이다.

    여야가 소득주도 성장을 어떻게 할수 있을지를 놓고 '정책 승부'를 걸어야 할때다.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만 쉽게 합의할 게 아니라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에서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고 욕먹는 이유는 쉽고도 명확하다.

    국회는 정쟁만 하라고 있는 곳이 아니다.

    '누구든 좋다. 경제를 살리고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결해 달라.' 국민이 보내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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