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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 조력·풍력·원자력… 북한도 '에네르기'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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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북한

    스페셜 한반도 리뷰

    [한반도 리뷰] 조력·풍력·원자력… 북한도 '에네르기'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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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대담 : 홍제표 기자

    한반도 국제정세의 단면을 살펴보는 '한반도 리뷰', 오늘 순서는 '에네르기 전환에 목숨 건 북한'이란 주제로 통일외교안보팀 홍제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임미현 > '에네르기'는 에너지의 북한식 표기인데, 그렇다면 북한도 에너지 전환 정책을 펴고 있다는 얘기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홍제표 > 그렇게 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적 이유 때문이라면 북한은 생존적 차원이란 점이 다르다. 그렇다보니 북한은 새로운 에너지원에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자력도 넣고 있다. 올해 북한 신년사에서 원자력 발전이 처음 등장했다.


    ◆ 임미현 > 원전은 그렇다쳐도 재생에너지로 전력난을 감당할 수 있나?

    ◇ 홍제표 > 당연히 어렵다. 재생에너지는 원전이나 화력발전 등에 비해 아직까지는 효율이 낮다. 더구나 북한의 낮은 기술 수준으로 볼 때 재생에너지로 전력난을 해결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이렇게라도 해서 대북제재를 견뎌보겠다는 고육책인 셈이다. 북한식으로 표현하면 '주체이념에 입각한 자력갱생'이다.

    ◆ 임미현 > 그런데 북한은 수력과 석탄 화력발전이 주축 아닌가? 대북제재와는 상관없어 보이는데...

    ◇ 홍제표 > 좋은 지적이다. 수력과 화력의 비율이 6대 4 정도(남한은 2016년 기준으로 수력 6%, 화력 65%, 원자력 22%, 신재생 7%) 된다. 북한은 수력 자원이 남한보다 풍부하고 석탄도 많이 나기 때문에 발전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발전소가 노후화됐다는 게 문제다. 중요한 대형 수력 발전소는 일제시대에 건설됐거나 러시아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제재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부품 공급이나 기술 지원도 어려워지면서 유지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석탄 발전소의 경우는 지금은 제재를 받고 있지만 한때 중국으로 석탄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광산이 황폐화됐고, 이에 따라 저열량 석탄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실제 전력 생산은 설비용량의 3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 임미현 > 그렇다면 북한의 전력난, 어느 정도인가?

    ◇ 홍제표 > 북한 전력 사정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 같다. 밤에 한반도 상공에서 찍은 것인데 남쪽은 불야성인 반면 북쪽은 평양 부근만 희미하게 불이 들어왔을 뿐 말 그대로 암흑천지다. 분단으로 인해 한반도 남쪽이 섬나라 신세가 됐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이기도 하다.

    이런 것 외에도 탈북민이나 외부 여행자의 증언 등을 통해 북한 전력난은 잘 알려져있다. 다만 구체적 숫자로 설명한다면, 발전용량은 우리의 1/15, 실제 발전량은 1/24(235억 / 5535억kW. 한국은행. 2017년 기준)이다.

    1인당 전력 소비량으로 보면, 2016년 기준으로 남한의 6.7%에 불과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진입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와 비교해도 이들 나라 평균의 22.9%(2015년 기준) 밖에 안 된다.

    ◆ 임미현 > 결국 제재를 이겨내기 위한 방편이긴 해도 어쨌든 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것은 반가운 얘기다.

    ◇ 홍제표 > 그렇다. 올해 북한 신년사에서 자주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전력'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는 역대 가장 많은 9번이었다. 올해 신년사에선 조력과 수력, 풍력 등의 단어도 2014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등장했다.

    ◆ 임미현 > 그렇더라도 북한과 재생에너지는 어딘지 낯설고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구호에만 그치는 것은 아닌가?

    ◇ 홍제표 > 아니다. 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고 실제 보급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본격화됐다. 2014년에는 '자연에네르기개발이용센터'를 확장한 '자연에네르기연구소'를 신설하고 중장기개발계획도 세웠다. 2044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500만kW까지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500만kW는 1GW급 표준원전 5개의 발전용량이며, 현재 북한 수력발전 용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런 목표가 과연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설비가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는 가구가 북한 전체에 약 1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산업연구원)됐다. 또 평양의 과학기술전당은 태양광과 지열로 냉난방을 하며 나선 특구의 황제호텔은 133개의 태양열판이 설치돼있다는 목격담도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임미현 > 북한이 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는데 있어 자연적 여건은 어떤 편인가?

    ◇ 홍제표 > 우리보다도 나쁘다. 태양광의 경우 일사량이 적고 산악지역이 많아 개발 가능 면적도 작을 수밖에 없다. 태양광 발전 잠재력은 연 289만GWh로 추정되는데, 이는 남한의 가용잠재량(3842만GWh)의 7.5%에 불과하다.(에너지경제연구원)

    하지만 이 정도의 발전용량이라도 북한의 현재 전력 소요량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 못 할 양이 된다. 반면 풍력은 우리보다 사정이 좋다. 발전 잠재량은 400만kW로 남한의 1.7배로 추정된다.(유진투자증권)

    북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남북경협 측면에서 우리 관련 산업에도 큰 기회가 된다. 북한 입장에서도 막대한 비용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송배전망은 장기 과제로 돌리고, 일단 재생에너지를 통한 소규모의 지역 단위 전력망을 만드는 게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비약적으로 빠르게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북한의 전력시설 기반이 워낙 취약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을 재편할 필요도 없이 중간단계를 건너뛰고, 강력한 국가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비핵화가 진전되고 제재 완화가 이뤄졌을 때의 얘기다.

    ◆ 임미현 > 그런데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난을 해결할 수 있을까?

    ◇ 홍제표 > 당연히 안 된다. 지금도 어렵지만 앞으로 경제발전을 하는데 전력은 필수적이다. 이미 김일성 시대 때부터 "전기는 산업의 쌀"이란 어록이 나왔다. 때문에 올해 신년사에선 '원전'이 처음 등장해 큰 관심을 끌었다.

    "나라의 전력문제를 풀기 위한 사업을 전국가적인 사업으로 틀어쥐고 어랑천발전소와 단천발전소를 비롯한 수력발전소 건설을 다그치고 조수력과 풍력, 원자력 발전 능력을 전망성 있게 조성해나가며 도, 시, 군들에서 자기 지방의 다양한 에네르기 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 리용하여야 합니다"(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

    ◆ 임미현 > 그런데 원전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핵개발로 전용될 우려 때문에 반대가 많을 것 같다.

    ◇ 홍제표 > 당연하다.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가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이룬 뒤 NPT(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하고 국제 감시를 받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이제 겨우 비핵화 협상이 시작될락 말락 하는 마당에 원전 카드를 꺼낸 것에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미국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임미현 > 미국의 양보를 더 얻어내기 위한 카드일까?

    ◇ 홍제표 > 단순히 협상카드로만 볼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북한 전력난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또 언젠가 북미관계가 좋아져서 경제개발이 본격화된다면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협상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보상 차원에서 제기될 것이고, 결코 양보하지 않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 임미현 > 하지만 북한과는 과거에도 경수로를 지원하기로 했던 전례가 있지 않나?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 홍제표 > 그렇다. 벌써 25년 가까이 지난 1994년 10월 북미 양국은 제네바합의를 통해 핵을 동결하는 대신 2003년까지 경수로 2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신 금전적 부담은 대부분 우리가 부담하기로 했다. 어찌됐든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체제가 발족하고 건설이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 중간에 좌초했다.

    남북 간에는 이후 2005년 7월에도 남측이 경수로 대신 전력 200만kW를 송전하기로 합의했다. 6자회담 참가국 간에도 북한 전력난 해소를 위한 중유 제공 방안이 논의됐고 일부 실행됐던 전례가 있다.

    뿐만 아니라 2005년에 6자회담 참가국들이 체결한 9.19 합의는 북한에 대해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를 보장했다.

    ◆ 임미현 > 그래도 북한은 NPT를 일방 탈퇴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 것 같다.

    ◇ 홍제표 > 물론이다.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철저한 통제가 반드시 조건이 돼야 할 것이다. 다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만약에 북한이 다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추방하는 등의 처신을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는 자살행위나 다를 바 없다.

    또, 경수로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는 플루토늄 추출이 비교적 어려워 핵무기 전용 여부를 놓고 볼 때 그 자체로 안전하다. 과거에 경수로 방식으로 지원했던 이유다.

    또 다른 측면에서도 경수로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시나리오에서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가 북한의 핵 인력이다. 경수로는 이를 해결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최근 발간된 '한반도 비핵·평화의 길'에서 "약 만 명 정도로 추정되는 북한의 핵 과학자 및 기술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북한 내부적으로 비핵화 과정에 대한 반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북한의 핵 관련 인력과 기술의 제3세계 유출로 연결될 수 있다"며 북한 핵 두뇌집단을 '양지'로 끌어낼 것을 제안했다.

    ◆ 임미현 > 그런데 경수로 지원을 해야 한다면 우리의 '탈원전' 정책과 모순되는 것 아닌가?

    ◇ 홍제표 > 그렇게 말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례에서처럼 에너지 정책 측면의 발전단계나 정치적 입장이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원전 수출이나 지원을 못할 이유가 없다. 적어도 우리 원자력업계에선 경제적 문제만 놓고 봤을 때는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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