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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재판부에 '직격탄'을 날려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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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 재판부에 '직격탄'을 날려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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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1심 법원이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를 공범으로 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주위에 '의외의 결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시계를 뒤로 조금만 돌려보면, 이번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검팀에 대해 '무리한 수사', '빈손 특검'이라는 비난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고보니 특검팀이 김경수 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도 보기좋게 '기각'됐다. 일각에서는 영장 기각을 알면서도 특검이 일부 야당과 보수 언론의 여론몰이에 부응하고자 무리한 영장 청구를 했다는 말도 나왔다.

    당시 검찰의 한 고위간부도 특검이 기소는 하겠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면 영장을 청구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고까지 했다. 그만큼 특검팀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김 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될 때, 지지자들은 그에게 '장미꽃'을 던졌다. 험한 가시밭길 말고 꽃길만 걸으라는 뜻이었다. 이에 김 지사는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도 했다.

    지나친 자신감의 발로였을까. 이후 김 지사는 자신에게 영장을 청구하고, 재판에 넘긴 수사팀에 대해 '정치 특검'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이에 특검측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별다른 '힘'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소 이후, 사정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변했다.

    1심 결과를 두고 누구보다 김 지사 본인이 적잖이 놀란 모양이다. 선고 전 김 지사는 담담히 "도정에 전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에 앞서 드루킹 김동원씨가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제 재판과 다른 재판으로 봐야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소 1심을 낙관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였다.

    하지만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는 현실앞에서는 김 지사도 울먹거렸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긴 싸움을 시작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과정이 이어질 것이고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도 했다.

    여기까지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마디를 덧붙이고 말았다. 김 지사는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라는 점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 이번 재판에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현 정권이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사법농단 수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한 것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날아왔다는 뜻으로 읽힌다. 마침 1심 재판장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법정에서 자신의 취지와 주장이 제대로 소명이 안된 심정이야 백번 이해하고도 남지만, 이 발언은 '사족'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옛말에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억울한 심정 토로가 요즘 유행한다는 '남탓'으로 해석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김 지사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장에 관한 얘기는 이미 인터넷상에서 돌고 돌았다. 김 지사가 굳이 얘기하지 않았아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여당에서도 이번 판결을 '보복 판결'이라고 규정짓고 거친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김 지사가 먼저 말하지 않았어도 밖에서 대신 나서줄 '원군'이 적지 않다.

    김 지사가 원하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남 얘기'를 하기 보단 '내 얘기'에 집중하는 게 순서에 맞을 것이다.

    김 지사 말대로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인지도 모른다. 항소심이라는 긴 싸움이 예정돼 있다. 이제 1심이 겨우 끝날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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